버킷 리스트에 관하여
별도 없고
달도 없이
눈 펑펑
쏟아져 내리는 날 밤에
펄펄 끓는
구들장에 배 깔고 누워
창호 문은 반쯤 열고
싸리 문은 활짝 열고
담배 뻐끔뻐끔
피면서
그냥
눈 내리는 풍경
바라보고 있었으면 좋겠다
싸락싸락
눈 쌓이는 소리
밤 사이 들었으면 좋겠다
그러다
그러다가,
꾸벅꾸벅 졸리우면
아주 오래전
세상 떠나가신 할머니 할아버지
바람이 전하는 그
지청구 소리에
잠이 벌떡 깨어도 좋으니
그렇게 하룻 밤
지내 보았으면 좋겠다
눈 밭을 뛰는 뒷 산 아기 여우들
아침까지 컹컹컹 내는 소리
들어 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