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샤바 가는 길
새벽과 아침 사이의 거리를
꾸벅꾸벅 졸면서 날아 왔다
잉크가 잔뜩 번진 종이 위
진한 검은색 얼룩에서 연한
청색의 한 점으로
비행기는 밤의 그라데이션을 그리듯
날았다
좁은 객실에는 알제리로 이제 돌아 가는
시골 노인들로 북적했다
평생 단 한번
할 일을 끝냈다는 홀가분한
표정들을 하고
손에 손에는
잠잠 샘물을 하나씩 안아 들고
술렁술렁 이제
집에 가노라 했다
이스탄불 도착해선 아침 여덟시 오분,
아직
온전히 날은 밝지 않았지만
골목과 골목
마을과 마을
도시와 도시
민족과 민족의
바다를 건너
바람이 흐르는 길목을
연어가 헤엄치듯
거슬러 올라
나는
바르샤바로 이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