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에서 별을 보다
모든 일의 처음은 비로소 하늘에서 시작되었다
땅이 생기기 아주 오래전부터 이미 하늘은 별들로 가득했다
내가 비행기를 타고 높이 날아 올랐던 시간에
내려다 본 땅 위의 모든 사물들은 서로 같아 보였다 들판도 강물도 바다도 산맥도 그리고 인간이 만든 낯 선 구조물 하나 하나
풍경처럼 지나는 어느 것 하나 감히 고백하건데
시간이라는 이름의 나그네가 쿡쿡 찍고 간 모래사막 위 작은 발자국일 뿐
하늘을 향해 곧게 솟은 아름드리 나무가 작은 씨앗에서 비롯되었듯 하늘도 처음 연한 풀씨 같은 것이었다 해도
분명한 건,
오늘 고개를 들어 마주치는 하늘이 망망한 별들의 나라로 또 다시 이어지고 내가 발을 딛는 이 땅도
누군가 무심히 바라보는 밤하늘의 작은 별 하나일 뿐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