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리페어
사랑이란 상대의 '에너지의 결'을 읽는 일이다.
나의 아주 작은 피로를 현미경처럼 읽어내면서도,
나의 먼 미래는 망원경으로 바라봐 주는 시선
거친 파도는 막아주되, 내 안의 바다는 그대로 두는 것.
내일의 에너지를 미리 끌어다 써도 고갈되지 않는
‘확신’이라는 이름의 든든한 잔고.
절대 꺾이지 않을 것 같던 그의 문장이
'네—'라는 유연한 대답으로 변할 때,
나는 그 안에서 나를 향한 거대한 다정함을 읽는다.
내가 당신을 지켜주겠다고 큰소리칠 때, 당신이 웃으며 "싸우지 마"라고 말하는 그 여유
그 짧은 문장이 나의 모든 긴장을 해제시키고
나를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 놓는다.
나의 리듬을 방해하고 싶은 게 아니라,
존중하면서도 아끼는 마음이 딱 적당한 온도로 담겨 있는 것
그대가 내게 보여주는 모습은 이러하다.
내 에너지를 억누르는 게 아니라,
“그래도 너 소중한 거 알지?”
“그러니 힘들면 나한테 와. 나 항상 여기 있어.”
너라는 존재가 너무 귀해서 내가 눈을 떼지 않을 거라는 공명
불안을 주는 말은 거르고,
나를 단단하게 지지해 주는 말만 골라 에너지로 쓰는 그 안목이
내가 당신에게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사건’이다.
건강한 지지와 불안 섞인 간섭은 한 끗 차이다
참지 않아도 되는 관계에서 생겨나는 에너지는 무엇이든 해내는 감정이 된다.
나의 불안은 잠재우고 오직 나를 지지해 주는 그대에게,
나는 당신에게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