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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를 어떻게 알리지?

by 김경락Oazzang철유

외국인 관광 도시민박업으로 등록해서 지정증도 나왔고 명함도 만들었고 간판도 만들었는데 외국인들에게 오아시스 게스트 하우스를 어떻게 알리지? 인터넷 광고를 해야 할까? 대행사를 통하지 않고 구글에 광고하는 건 너무 어렵던데. 우리가 늘 상 쓰는 국내 포털 사이트는 외국인들이 보지도 않으니 광고할 필요도 없고.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예약 대행 사이트. 호텔이나 게스트 하우스를 광고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업체는 엄청 많다. 대표적인 사이트가 부킹닷컴, 아고다, 익스피디아, 호스텔 월드, 에어비앤비 등이다. 중국인을 받겠다면 중국에서 만들고 중국인만을 상대로 하는 씨트립이 있고 일본인이 주로 이용하는 코네스트가 있다. 이 외에도 한국에서 만든 코자자 등 많은 예약 대행 사이트가 있다. 나는 그중에 부킹닷컴, 아고다, 익스피디아, 호스텔 월드 그리고 에어비앤비에 등록했다.

각각의 장단점과 특징을 알아보면

* 부킹닷컴 (www.booking.com)

수수료 : 15%

호스트 입장에서 보면 미워할 수도 사랑할 수도 없는 애증의 관계이다. 이곳은 게스트들에게 예약을 할 때 미리 비용을 청구하지 않는다. 카드번호만 입력하면 바로 예약이 된다. 게스트 입장에서는 너무 편한 방식이다. 예약 후 지불은 게스트 하우스에 와서 전액 지불하고 한 달에 한번 호스트가 수수료를 부킹닷컴에 입금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게스트 입장으로 편하게 만들어 놔서 자연스럽게 다른 사이트보다 예약률이 높다. 그러나 이걸 악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유효기간이 얼마 안남은 카드로 여러 곳을 동시에 예약했다가 마지막 순간에 제일 싼 곳으로 가버리는, 그렇게 되면 나머지 게스트 하우스는 노쇼로 엄청난 경제적 정신적 피해를 보게 된다. 특히 한참 성수기에 노쇼가 나면 그것처럼 맥 풀리는 일은 없다. 이제나 올까 저제나 올까 기다리며 혹시 길을 못 찾아서 헤매나 하는 걱정이 다음 날 아침엔 엄청난 분노로 바뀌게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다른 방법으로 악용하기도 한다. 주로 파키스탄 등에서 많이 쓰는 방법인데 한국 비자를 받기 위해 아무 게스트 하우스에 한 달 씩 예약을 한다. 그리고 국내로 들어와서 예약된 게스트 하우스엔 노쇼를 하고 불법체류를 하는 방법이다. 처음엔 한 달 예약에 좋아했는데 이젠 이메일에 답도 없는 예약은 의례히 노쇼로 생각하고 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예약은 많이 들어온다. 게스트 입장에서는 다른 예약 사이트보다 부담이 적고 예약 과정이 쉽기 때문이다. 더구나 광고를 엄청 해서 노출 빈도가 상당히 높다.

* 아고다 (www.agoda.com)

수수료 : 15%

아고다는 게스트가 예약 시 전액 아고다에 지불을 하고 체크아웃 후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을 호스트에게 송금해주는 방식이다. 이러다 보니 노쇼 걱정이 없다. 사이트도 굉장히 잘 만들어서 처음 운영하는 호스트도 쉽게 조작할 수 있게 해놓았다. 이곳을 통해 예약이 들어오면 노쇼 걱정이 없어 안심이 된다.

* 익스피디아 (www.expedia.co.kr)

수수료 : 아시아 15%, 그 외 지역 :18%

이곳도 운영 방식은 아고다와 같다. 그런데 이곳은 체크아웃 후 일일이 내가 돈을 보내 달라고 송장을 만들어 보내야 한다. 사이트도 엄청나게 복잡하게 만들어 처음 사용할 때는 교육을 한참 받아야 하고 이용하기 불편하게 만들었다. 수수료는 제일 많이 받으면서 호스트에게 일은 제일 많이 시키는 곳이다. 광고를 많이 해서 수수료가 높은지 모르겠지만 예약률은 그렇게 높지 않다.

* 호스텔 월드 (www.korean.hostelworld.com)

수수료 : 12%

이곳은 특이하다. 게스트가 수수료를 예약 시 지불하고 나머지 금액은 체크인 시 호스트에게 주는 방식이다. 그래서 호스텔 월드와 나와는 금전 거래가 하나도 없이 진행된다. 부킹닷컴과 아고다와 같이 거대 호텔 체인이 만든 곳이 아니고 아일랜드의 배낭족이 만들어서 이렇게 커졌다는 얘기를 듣고 왠지 다른 곳보다 더 애정이 갔었으나 요즘 광고를 할 수 있는 힘이 약해졌는지 이곳을 통해 예약하는 게스트가 거의 없다.

* 에어비앤비 (www.airbnb.co.kr)

수수료 : 호스트 3%, 게스트 10%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사이트이다. 대부분의 부킹 사이트들은 호텔을 기반으로 만들어져서 게스트 하우스는 곁다리처럼 붙어있지만 에어비앤비는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본인의 남는 방 하나를 빌려주면서 시작된 회사라 게스트 하우스가 주인공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이곳은 다른 곳과 달리 예약 전에 게스트와 호스트가 메신저로 얘기를 할 수 있다. 어떤 여행을 할 건지, 어디를 가고 싶은 지 혹은 방을 좀 깎아 줄 수 있는 지등을 얘기할 수 있다. 어떤 분들은 오히려 이런 방식이 귀찮다고 하던데 나는 미리 이렇게 친해지는 게 게스트와 호스트의 관계를 훨씬 부드럽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이곳도 게스트가 미리 지불을 하고 체크인 하루 후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을 나에게 입금하는 방식이다. 호스트 파티도 자주 해서 호스트들의 충성도가 제일 높은 곳이다. 요즘 오아시스엔 거의 90%가 이곳을 통해 게스트들이 온다.

등록 방법은 각 예약사이트의 처음 페이지를 보면 제일 밑에 작은 글씨로 호텔 제휴 등이 보인다. 그곳을 클릭해서 양식을 작성해서 보내면 나에게 이메일이 온다. 제일 쉽게 등록할 수 있는 곳은 에어비앤비이다. 이곳은 누구나 방하나라도 지금 당장 등록 가능하다. 그래서 한국의 모든 불법 게스트 하우스는 거의 대부분 에어비앤비를 통해 영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이유로 외국인 관광도시민박법으로 관리하기 힘들고 세금 포탈의 이유로 정부에서는 뜨거운 감자로 생각하는 곳이다. 정식으로 법의 테두리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만 등록하도록 하면 좋은 데 본사는 네덜란드에 있고 처음 만들어진 취지부터가 남는 나의 방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자는 데서 시작해서 서로의 입장을 조율하기 힘든 듯하다. 앞으로 서로 좋은 방향으로 진행되었으면 한다.

부킹닷컴, 아고다, 익스피디아는 서로 계속 모니터링을 하고 있어 가격이 다른 곳보다 높거나 한 곳만 프로모션을 하면 바로 전화가 오기 때문에 가격은 항상 같도록 설정해 놓는 다. 처음 수수료가 15%나 한다는 얘기를 듣고 이렇게 많이 가져가면 난 뭘 먹고사나? 했는데 따져보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아마 내가 개인적으로 오아시스를 인터넷에 광고하려고 하면 훨씬 많은 돈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예약 사이트들이 나를 대신해서 인터넷 여기저기에 오아시스를 계속 광고를 해주고 있다. 15%의 수수료는 내가 하기 힘든 구글 광고를 대신해 준 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더 편할 것이다.

게스트 하우스를 오픈하면 하루에 몇 통씩 네이버나 다음에 바이럴 광고를 해 준 다는 전화가 많이 온다. 한 달에 50만 원씩 내면 네이버 검색에 상위 5위까지 만들어 주겠다는 전화들. 그러면 나는 이렇게 묻는 다. 블로그를 영어로 만들어 줄 수 있나요? 그러면 당황해한다. 그리고 이런 설명도 해준다. 서울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는 한국인이 묵게 되면 불법인데 한국인만 쓰는 네이버나 다음에 한국어로 광고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면 그런 사실을 아예 모르고 놀란다. 법으로도 한국인의 게스트 하우스 숙박은 불법이고 호스트들에게도 향 후 안 좋은 상황이 되는 얘기는 다음에 더 자세히 하겠다. 지금도 네이버에 오아시스 게스트 하우스를 검색해보면 마치 여기 묵고 쓴 것처럼 거짓 블로그가 많이 보인다. 심각한 문제이다. 앞으로 네이버가 전 세계가 쓰는 검색 엔진이 되면 그곳에도 광고를 할 텐데 현재는 구글과 페이스북 등에만 광고를 한다.


-예약 대행업체의 수수료는 광고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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