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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락Oazzang철유 Jul 06. 2023

연트럴파크와 책거리공원의 차이


 

  홍대역 3번 출구와 4번 출구를 보면 아주 재미있는 사실을 볼 수 있다. 홍대역 3번 출구에서 나와서 연트럴파크로 가는 사람들이 10,000명이라면 4번출구를 나와 책거리 공원으로 가는 사람들은 100명도 안된다.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 난 이 물음에 대한 답도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바로 AK 플라자 때문이다. 인간은 직관적으로 움직이다. 개미와 다를 것이 없다. 개미는 굴을 팔 때 앞에 바위가 나오면 그 바위를 굳이 뚫으려 하지 않는다. 그냥 돌아간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3번 출구에서 보이는 전망은 멋지다. 공원 끝까지 시야가 펼쳐져 있고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얼굴로 걸어간다. 나도 모르게 같이 이끌려 가게 된다. 반면 4번 출구를 보자. 나오자마자 큰 건물이 가로 막혀 있다. 물론 그 건물을 지나면 바로 책거리 공원을 만날 수 있고 공덕역까지 이어진다. 심지어 책거리 공원은 연트럴파크보다 볼 거리가 더 많다. 출판사 부스도 있고 멋진 조각품도 많이 있고 무대도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안 간다. 이유는 안 보여서다.


  처음엔 양 쪽 공원의 평당가가 같이 상승했다. 하지만 현재 책거리 공원 쪽 평당가는 답보 상태이다. 그 공원은 동네 공원으로써의 역할은 충분히 잘 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잘 이용하고 있으며 특히 강아지와의 산책길로 아주 좋다. 하지만 연트럴파크는 전세계적 공원으로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다. 


  처음 공원을 계획할 때 정부는 4번 출구 부근의 일정 토지를 AK 플라자에 매각하였고 대신 청년 문화센터와 공영 주차장을 만들게 하였다. 사실 지역 상권에는 전혀 도움이 안되는 시설이다. 더군다나 AK 플라자는 건물 설계 시 건물 내로 들어와서 매장을 둘러보고 책거리 공원으로 가는 동선으로 MD 계획을 하였다. 옆에 통로를 만들기는 했지만 어두 컴컴한 동굴 같은 동선을 만들어 저 너머에 무엇이 있는 지 전혀 알 수 없게 계획하였다. 나는 그곳을 지나갈 때마다 아쉬움에 내가 새로 설계하는 상상을 한다. 내가 만약 MD 디자이너였다면 그 통로 쪽으로 매장 입구를 냈을 것이다. 마치 시장처럼 샵들을 그쪽으로 배치하면 알아서 테난트들이 이쁘고 밝게 꾸밀 것이고 고객의 유입은 증가할 것이다. 그런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책거리 공원까지 유도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관계자가 이글을 본다면 재시공을 하더라도 그렇게 매장 위치를 바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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