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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락Oazzang철유 Jul 12. 2023

상권은 연애의 발자취이다.


 

내가 상담 중에 “상권은 연애의 발자취입니다. 즉 남자 친구가 여자 친구를, 여자 친구가 남자 친구를 위해서 전력을 다해 찾아보고 움직이는 동선이 물리적으로 보이는 것이 상권입니다.” 하면 다들 처음엔 그저 농담처럼 웃는다. 그러나 이건 진심이다. 이게 바로 상권의 본질이다. 

진짜 상권을 만드는 주최는 10 후반 20대 초반의 여성들이다. 트렌드에 강한 만큼 싫증도 잘 내서 어디로 어떻게 움직일 지 예상 못하게 만드는 존재들이다. 몇 년 전 경리단길이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그때 난 펑크록을 좋아하는 호스트였기에 게스트들을 데리고 그곳에 있는 공연장을 몇 번 찾았었다. 가서 보고 이 상권은 곧 사라질 거라고 예상했다. 그렇게 생각 한 가장 큰 이유는 그곳이 평지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높은 언덕을 하이힐 신고 오른다고 생각해보라.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기 위해 한 번은 가겠지만 절대 두 번 이상은 방문하지 않을 것이다.

방송의 힘과 스타 쉐프 몇 명의 힘으로 만들어진 상권은 역시나 나의 예상대로 무너졌다. 쉐프가 떠난 점포는 모두 공실로 다른 임차인을 못 채워 놓고 있다. 항상 명심하라. 상권은 반드시 하이힐을 신고도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어야 한다. 만약 데이트할 남자가 한여름에 걷기도 힘든 길을 걷는 레스토랑을 예약했다면 여자는 다음 번에 이 친구를 다시 만나야 할 지 다시 한번 생각 할 것이다. 

청춘들이 상대방을 위해 전력을 다해 찾아보고 다시 방문하는 그런 곳에 반드시 상권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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