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경락Oazzang철유 Nov 22. 2020
100년 전 아니 50년 전에
많이 쓰이던 일상어가 많이 사라졌어.
그건 상황이 없어져서 사라진 것도 있고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서 사라진 것도 있어.
"밥 먹었어?"
이거 요즘 우린 별로 안 쓰잖아.
50년 전 한국에선
대단히 중요한 말이었어.
누군가를 만났을 때
누군가가 집에 왔을 때
밥 먹었냐고 물어봐 주는 거.
대부분은 밥을 굶고 있었어.
그래서 혹시나 물어본 거였어.
밥 굶은 사람은 대놓고
밥 좀 달라고는 못하니.
그래서 일단 물어보고 보는 거야.
먹었다고 해도 일단 챙겨주고.
말이 되냐고?
그땐 말이 됐어.
처녀가 애를 배도 할 말이 있다는 말도
이젠 안 해.
지금은 무조건 축복.
그땐 머리채 잡혀 집에서 쫓겨날 일.
노처녀, 안경잽이, 양키 등등....
사회가 바뀌면 단어도
쓰이던 문구도 변하는 게 당연한 거야.
그런데 우리가 습관적으로
쓰이는 말이 있어.
나이 든 사람들에 하는
"오래 사세요."
이건 50년 전 만에도
사람들이 참 잘 죽어서야.
왜 죽는지도 모르게 죽었고
병원에 가도 지금 같은 기술과
숙달된 의료진이 없어서 막 죽었어.
동네 한의원 가서 약 달여먹다 죽고
상처만 나도 감염돼 죽고
태어나다가도 죽고
애를 낳다가도 죽고
평균 수명이 50대이니
60살만 돼도 많이 살았다고
동네잔치를 해줬어.
지금의 100살이 그때 60살 느낌.
25살엔 다 아이가 있었고
50대면 이미 할아버지, 할머니였으니.
지금은 30대 40대가 돼도 아이가 없이 살고
70대도 청춘이라도 우기는 정도야.
근데 아직도 오래 살라고 하면
너무 하는 거 아냐?
오래 사는 게 문제가 아니고
편하게 죽는 게 더 좋은 거잖아.
난 항상 확인해.
내가 이미 너무 오래 살고 있는 거 아닌가?
오래 살까 봐 항상 걱정해.
오래 산다는 거는
단순 생명만 연장하는 건데
그건 죽지 않은 지옥일 거야.
"오래오래 사세요"라고 하지 말고
이젠
"이제 편안히 죽으세요"... 해야 하지 않을까?
요양원에 있는 엄마에게
20년 후에 나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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