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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도 Jun 28. 2024

물 만난 물고기

올해 누나가 담당하는 임상 실습 참여 학생이 단 한 명이잖아.

왜 일전에 ‘황소안마’라고 자랑했던 만학도 예비 안마사.

요 근래, 직접 지인들을 초대하여 안마 실습 겸 대접을 하고 있어.

마흔이 넘어 실명했는데도 완전 긍정의 아이콘.

오늘은 글쎄 20년 만에 만난다는 여사친을 모셨네.

시술이 끝나고, 평가서를 작성하며 친구분이 말씀하셨어.

“선생님, 저 솔직히 올까 말까 많이 망설였어요.

용기 실명했다고 하는데,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고.

그런데, 너무너무 얼굴이 밝은 거야.

깜짝 놀랐다니까.

내가 몇 번이나 고맙다고 했는지 몰라요.

안마도 너무 잘하고, 완전 약손이에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선생님, 학교가 어쩌면 이렇게 예뻐요.”

내가 말했어.

“용기 씨 같은 분 없어요. 사실 성인되어 실명하고 나면 피해의식도 심하고 삶 자체를 엄청 비관하거든요.

그런데 우리 용기 씨는 달라요. 수업 태도도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니까요. 찐 모범생이세요.

우리 학교 예쁘죠?

방문하시는 분들이 하나같이 말씀하세요.

우리 애들밖에 나가기가 힘들잖아요.

교내에서라도 제철 식물 관찰하며 오감으로 체험하라고 관리자분들께서 특별히 신경을 써주세요.”

 강산아, 은빛 우정, 보기에 어땠어?

누나 괜히 장난기가 동해서 여사친 초대한 우리 학생을 막 놀렸거든.

“내가 사모님께 제보 전화 합니다.”

우리 용안마, 허허허 웃으며,

“얼마든지 하셔요.”

얼굴 좋아 고맙다고 거듭 안도하는 친구, 진품 명품 우정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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