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 같은 우리 막내

by 밀도

불금이야.

한 주 열심히 살고 맞는 금요일, ‘소확행’이지.

오늘은 경기도에 사는 막내 동생 똑 시 우네 가족이 할머니 집을 찾았단다.

만날 때마다 무럭무럭 크는 조카들이 반가워서 퇴근길에 치킨을 한 마리 튀겼어.

할머니께서 ‘부침개’다 ‘삼겹살’이다 ‘소불고기’다 준비하시는 걸 알면서도….

결국 몇 조각 남은 치킨은 아파트 길양이 차지가 되었다는구나.

강산이도 막내 누나 기억나지?

강산이 처음 누나 만나던 해에 막내 누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했었잖아.

우리 1월에 만나 용인 삼성안내견학교에서 2주간 입소 훈련받고 현지로 내려왔던 겨울.

그때는 레알 찐 암담 했다.

강산이 아니었으면 누나 연고 없는 타지생활 1년도 버티지 못했을 거야.

작은 누나랑 막내 누나가 수시로 내려와 같이 있어준 덕택에 한 계절 장마가 지나고 두 계절 태풍이 흘러갔구나.

생명공학을 전공한 막내 누나는 줄곧 줄기세포 연구자로 일했어.

똑 시우 형제 키우느라 지금은 전업주부.

강산이 누나 결혼식 때 신부대기실 사진 찍어줬던 남자 기억나니?

맞아. 그 형이 현재 우리 집 막내 사위.

오랜만에 동생들 만난 유주가 누나 노릇 한 번 해보겠다고 큰소리를 치기 시작했으니.

“찌준이 사자가 영어로 뭐예요?”

“라이온”

오오!

“책상은?”

“데스크”

“그럼 맛있다는?”

“딜리셔스”

더 가면 안 될 것 같았어.

누나 밑천이 드러나게 생겼더라고.

“시준이가 누나보다 단어 더 많이 아는 거 아냐?”

금세 꼬리 내리는 중1 누나로세.

강산아, 순전히 내 생각인데, 왜 식구들마다 형제자매 간 서열이라는 게 있잖니.

맏이, 책임감이 강하더라.

중간, 생활력이 강하더라.

막내, 사랑꾼이더라.

그 옛날 누나는 형이 밝고 경쾌해서 좋았어.

시냇물 같이 맑고 속이 훤히 다 들여다 보여요.

물고기가 왔다 갔다 하는 것처럼 변덕스러우신데, 꽤꼬리가 꽤꼴 꽤꼴 노래하는 유쾌함이 있는 분이시라.

막내들의 특징인 거니?

맏이인 내게는 없는 면모.

부부가 사이좋게 상호보완적이면 참 좋으련만….

맏이 대 막내 구도로 두 부부 상대를 성토하며 웃다 먹다 불금이 저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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