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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가고 싶다

by 밀도


모처럼 독서에 집중한 주말이었네.

『나는 지방대 시간 강사다』와 『대리사회』 등을 쓴 작가 김민섭의 신간을 읽었어.

『당신은 제법 쓸 만한 사람 :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하는 작가 생활의 모든 것』

제목이 조금 길지?

쓰고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작가라고 했어.

강원도 강릉에 작은 서점을 열었다고.

김동식 작가를 섭외하여 이틀 동안 개업 이벤트를 했다는데, 누나는 그저 그 현장에 있는 모든 이들이 부럽기만 하구나.

김민섭 작가가 김동식 작가를, 그야말로 작심하고 서포트했잖아.

SNS에 김동식 책을 열과 성을 다 해 주도면밀한 전략으로 홍보했고.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신간도 술술 읽히더라.

바다유리를 주어 모아 아빠에게 팔아올 것을 주문했다는 초등학생 아이들에 대해 써보고 싶다는 계획도 밝혔네.

“아이들과는 집에서 5분 거리의 송정해변에 자주 나갔다. 열 살, 일곱 살, 두 아이들은 바다에서 잘 뛰어놀았다. 그들이 바다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학원에 보낸 그런 기분이 되었다.

어느 날 해변을 걷던 둘째가 무언가를 들고 뛰어왔다. 보석을 주웠다는 것이었다.

살펴보니 정말로 작은 조약돌 크기의 보석 같은 게 반짝였다. 나중에 그것이 바다유리라는 것을 알았다. 우리가 버린 유리병이 바다에서 깨져 마모되어 해변으로 올라온 것이라고 했다. 아이의 취미는 그 보석을 줍는 게 되었다. 나는 그런 아이에게 쓰레기봉투를 하나 들려주었다. 바다에서 얻는 것만 있으면 안 되고 착한 일도 좀 해야 한다고. 그래서 아이는 주말마다 한 손에는 쓰레기봉투를, 한 손에는 바다유리 채집통을 들고 해변을 걸었다. 몇 달이 지나 수천 개의 바다유리를 모은 그는 말했다. 자신 덕분에 우리 집이 부자가 된 것 같으니 이제 아빠가 나가서 이것을 팔아 오라고. 그것이 쓰레기이고 누구도 사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할 수가 없어서, 그러겠다고 답했다.”

강릉에 그 꿈의 공간, 누나도 가보고 싶다.

안 그래도 요즘 바다가 고팠는데….

바로 옆에 한옥 스테이도 가능하다니 당장이라도 그냥 막 달려가고 싶은 거 있지.

누나는 오늘도 장애인콜을 타고 교회만 다녀왔어.

하루 종일 집안에 머물면서 책 보다가 깜빡 졸기도 하고, 저녁에는 러닝에 올라 간신히 7000보 걸은, 느슨한 일요일이었네.

요 근래 유독 푸르른 바다 생각이 간절하구나.

누나도 운전할 수 있으면 앞뒤 없이 혼자서 훌쩍 떠날 수 있을 텐데.

다음 생이 있다면….

베테랑 택시 기사로 살아봐야겠다.

운전석에는 학교에서 단체로 견학 갔던 ‘119 안전체험관’에서 자동차 전복 사고 체험할 때 한 번 앉아봤거든.

조수석에 탄 여학생은 비명을 지르며 우는데, 난 웃음만 나오더라고.

심장이 살짝 쫄깃하긴 했지.

강산아, 누나의 글쓰기도 더 넓은 세계로 연결, 지속, 확장되면 좋겠다.

그리하여 이 쓰기의 쓸모를 관념 아닌 실제로 감각하고 싶어.

응원해 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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