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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도 May 21. 2024

공격수와 수비수

아는 척과 아닌 척이 붙으면 누가 이길까?

교사, 모르는 것이 있으면 안 되는 직업이잖아.

학생을 푸시한다는 것,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기도 하고.

지식을 암기하고 전달하는 것은 영혼 없이도 가능하지만, 인간관계는 또 다른 영역이라서.

누나는 아는 척보다는 아닌 척에 능한 사람이잖아.

하기 싫은 거 아닌 척하고, 화내고 싶은 거 아닌 척하고, 안 착한데 아닌척하고….

그런데, 누나와는 반대로 아는 척에 능한 사람들이 있어.

사실관계보다는 자신의 생각에 대한 믿음이 확고한 사람들.

어떤 목적을 위해서라면 거짓말이나 꼼수도 불사하는 사람들.

자신의 세력을 떨치기 위해 다분히 의도적으로 주변을 조종하는 사람들.

겪어보니까 이런 사람들 공격력이 좋더라고.

포장하기, 생색내기는 필수 항목.

‘가성비’라고 해야 할까?

솔직히 누나 대책도 영혼도 없는 예스맨이잖아.

“No”라고 말하는 순간부터 감지되는 불편한 공기를 견딜 자신이 없어서 “Yes” 뒤로 숨는 거 맞아.

아는척자들은 절대 이 문제가 내 탓일 수 없음에 확신을 담아 목청 높이거든.

아닌척자들은 단 1% 가능성이라도 내 탓일까 봐 전전긍긍하며 마찰 없이 수긍하는 쪽을 택하지.

누나는 아닌척자에 수비수, 수동태 인생을 사는데, 이게 아는 척자 눈에는 보통 답답한 게 아닌가 봐.

아는척자들은 대부분 능동태이면서 공격수에 속하니까.

 회의할 때마다 느껴.

근자감 쩌는 사람들이 목소리 크다.

큰 목소리는 자기주장이 강하다.

자기주장 강한 사람들이 남의 시간을 많이 빼앗는다.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판을 유리하게 짜는 사람이 세력을 넓힌다.

가스라이팅은 그런 의미에서 제법 편리한 전술이다.

 팀플레이에서 승리하려면 공격수도 수비수도 중요하거늘….

아닌척자에게 아는 척 자는 결코 적군이 아님을 기억할지 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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