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페인터

by 달의 공유자

한 때 신을 대리했던 자,

하와이 블루 전복을 팔고 철판에서 고기를 굽고 칵테일 묘기를 펼치던 자


하고 싶은 것도 궁금한 것도 많아서

공연 예술사도 소믈리에도 되고 싶었던 자

제일 좋은 꿈은 수렵과 채집이었던 자


어제, 긴 어제

무수히 펼쳐진 어제


그리고 오늘, 그는 광대의 바짓단에 가려진

어제만큼 긴 사다리를 탄 채

천장을 칠하는 페인터

한 발 한 발 조심 조심,

문을 박차고 다시 어제로

내달리지 않기 위해 조심 또 조심


돌출과 패임은 끊임없는 샌딩으로

맨드라운 벽을 쓸어내는 그의 손에는 엄지가 없어

처음 밀어 올리는 색

그 말 없는 고요에 펼쳐지는 내일

무수한 어제와 맞닿아 있는 끝없는 내일


내일로 또, 하루 물들이고 물들고

마침내 녹아내리고 마는 빛

그 빛을 따라가는 자

결국 빛이 되어버리는 자

내가 아는 페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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