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가게를 1년 만에 접었다.
매출도 수익도 인기도 좋았다. 다만 그때 우리가 그린 미래에 그 가게는 없었다. 아니 우리의 미래로 조금 빨리 가기 위해 포기해야 했다. 보통의 월급쟁이보다 조금 적게 일하고 조금 더 벌었다. 하루에 일곱 시간을 일하고 주말엔 쉬었다. 초기 투자비용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적었고 가게를 넘길 땐 많지는 않지만 권리금도 조금 받았다. 이런 자식이 있다면 효자라고 부르겠다 싶었다.
아무것도 하지 말자. Sep. 12. 2018.
6시에 퇴근하는 카페 Sep. 15. 2018.
가게를 그만한다고 SNS를 통해 공지를 올리자 손님들이 몰려들었다. 그동안 미루고 못 왔던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사라질 무언가를 확인하기 위해 끊임없이 들어왔다. 자주 찾던 단골손님 몇 명은 와이프에게 이별(?) 선물을 주고는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공지 후 영업을 그만두는 2주 동안 사람들은 자신들이 아끼던 공간에 대해 추억하고 의식을 치르듯 마지막 그곳을 즐겼다. 일주일을 내리 다녀간 사람도 있었고 3시간 동안 기차를 달려온 사람도 있었다. 생각해보면 가게를 오픈한 지 얼마 안 되어 보름 정도의 여행을 위해 가게를 잠시 닫았을 때도 사람들은 가게를 찾고 선물 건넸다. 얼마 동안 못 올걸 생각하니 여행 전 하루라도 더 와야겠다고. 달아나버릴 것처럼 꼭 다시 오라며 여행 전 인사를 나누었다.
가게를 접으며 그동안 사용하던 식기류와 기물을 파는 벼룩시장을 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고 다시 한번 그동안 밀린 이야기들을 나눴다. 사람들은 그동안 갖고 싶었던 물품들을 사기 위해 그리고 그들의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몇 가지 물품들을 사 갔다. 지금은 어느 집 혹은 어느 가게에서 한자리를 차지하며 우리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두 번째 가게를 닫은 지 1년이 넘은 지금도 가끔씩 SNS에는 그때를 추억하는 글과 사진이 올라온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 느리게 존재하던 그곳을 기억하고 회상했다. 현실에 지치고 조금 쉬어가고 싶을 때 문득 생각나는 곳이라 한다. 두 번째 가게 덕분에 우리는 새로운 사람들과 세상을 알았고 우리 자신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tip.
권리금은 현실적으로 법으로 보호받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노력한 만큼의 대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
가게를 그대로 넘기는 경우 바닥권리금과 영업권리금을 모두 받을 수 있다.
장사가 안되어 가게를 넘길 경우에도 해당 업장의 위치나 상황에 따라 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권리금은 불확실성이 존재하므로 가게를 운영하는 동안 최고의 매출과 수익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