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 시절 교내 입상 시
일요일 오후,
동생 숙제 검사 하다
몰래 본 동생의 일기장
삐뚤빼뚤 알 수 없는 글씨지만,
제 딴에는 정성 들여 쓰느라
땀을 흘리는 동생의 모습이 생각나
피식 웃음이 나온다.
“누나, 보지 마. 보면 안 돼? “
일기 쓸 때 흘깃 보면
재빨리 손으로 가리지만
“어떡하지...? 누나 벌써 다 봤는데?”
항상 손가락 사이로 보이는 글씨들.
놀러 갔다 오는 날이면 신이 났는지
“즐거웠다.”를 반복하는
동생의 일기장
꾸밈없는 동생의 일기를 보노라면
어느새 난 동생이 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내 모습 보고
화가 날 동생을 생각하고 금방 덮는다.
“동생아, 미안하다.
이제 진짜 네 일기장 훔쳐보지 않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