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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트밀니트 Oct 05. 2023

동생의 일기장

중2 시절 교내 입상 시

일요일 오후,

동생 숙제 검사 하다

몰래 본 동생의 일기장


삐뚤빼뚤 알 수 없는 글씨지만,

제 딴에는 정성 들여 쓰느라

땀을 흘리는 동생의 모습이 생각나

피식 웃음이 나온다.


“누나, 보지 마. 보면 안 돼? “

일기 쓸 때 흘깃 보면

재빨리 손으로 가리지만

“어떡하지...? 누나 벌써 다 봤는데?”

항상 손가락 사이로 보이는 글씨들.


놀러 갔다 오는 날이면 신이 났는지

“즐거웠다.”를 반복하는

동생의 일기장


꾸밈없는 동생의 일기를 보노라면

어느새 난 동생이 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내 모습 보고

화가 날 동생을 생각하고 금방 덮는다.


“동생아, 미안하다.

이제 진짜 네 일기장 훔쳐보지 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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