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rning Curve

격려하며 살아보자.

by F와 T 공생하기

소위 Learning Curve는 배우기 매우 어려운 것을 말할 때 자주 접하는 용어다.


개발자-여기서 개발자는 부동산 개발업자가 아니라 software 혹은 hardware 쉽게 아이폰 운영체계, 카카오톡과 같은 앱을 만들기 위한 개발용 software platform을 말하기도 하고, 포르셰, 포르셰 엔진 등을 개발할 때 물리현상(엔진, 유체, 기계, 진동, 전기, 광학 등)을 해석하기 위한 도구를 만들기 위해 이용하는 software platform을 말하기도 한다.


통상 물리현상을 다루는 software 혹은 code라고 불리는 해석도구는 작게는 나노 크기의 현상을, 크게는 원자력발전소 운전과 태양광 발전, 공장에서의 전력소비와 같은 정말 큼직한 에너지 흐름의 전력 안정성을 평가하는 것까지 실로 다양하다.


놀라운 것은 완전히 다른 물리현상, 크기, 세부정보를 다루는 도구를 만드는 software platform은 사실상 같다. C++, Modelica, Python 등.


이 software (platform)은 1960-70년대부터 지금 현재 2025년까지 기계어로부터 시작해 현재 주를 이루는 python, C++까지 용도와 놀라운 기능구현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변화를 이루고 있고, 나 같이 50이 넘은 설계자 역시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시장에 맞는 능력과 효율을 보이기 위해선 빨리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아~ 힘들다.


그럼에도 비 오는 날 집에 있고, 춥고, 더운 날 사무실에 있으니 그것으로 만족한다.

보태자면 여전히 도전 욕구가 있고, 성공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은 몇 날 며칠을 즐겁게 지낼 수 있다.


심지어 많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나의 시장가치를 평균 이상으로 유지할 수도 있게 된다.


문제는 바로


Learning Curve다.


새로운 도구에 적응할 만큼의 넉넉한 시간을 아무도 주지 않는다.

준다고 해도 경쟁사회에서 만족시켜야 할 목표에 대한 대충의 선을 모두가 알고 있다 최소한 은퇴 전까지 개발자의 앞 줄에 서 있고 싶다면 말이다.


아쉽다면, 내가 그리 능력자는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긴 하지만 뒤쳐지고 싶지 않다는 묘한 자존심이랄까 스스로를 가열차게 재촉한다.

한편으로는 조금만 한 눈을 팔면 금방 뒤로 밀릴 수밖에 없음 역시 알고 있기 때문일까?


Learning Curve가 매우 급격하다.

성장하고 있음을 스스로도 전혀 파악할 수 없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에러가 나면 지우고 다시 깔고(설치)

수없이 시도하고, 수없이 실패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완벽하지 않고, 늘 보완해 가며 꾸역꾸역 앞으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무조건 묵묵히 참고 견뎌내어야 한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시바, 열받네. 오늘은 요기까지. 내일 다시 보자. 널 죽여버릴 거야.’


말만 그렇지 집으로 가는 내내 죽을 지경이다.

‘도대체 뭐가 문제지?’


밥을 먹다가도 채한 만큼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잠시만, 아~ 거기다.’


내일 다시 시작하면,

‘뭐야, 시바 똑같잖아.’


이걸 수십 번, 수백 번을 반복해야 한다, 될 때까지.


요즘은 그나마 손 놓고, 산보를 다녀오기도 하고,

하다 하다 안되면, 고수를 찾아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호주 학교에 있는 나는 이 교수, 저 박사, 그 학생 가릴 것 없이 ‘너는 어떻게 해?’ 물어본다.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듯한데 어느 날 갑자기 된다.


낯선 곳에 떨어진, 특히 아무도 걸어보지 않은, 이정표도 없는 오지에 떨어진 여행객,

끔찍하지 않은가?


이들과 개발자는 다르지 않다.


다양한 Learning Curve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북극성을 바라보든, 남십자성을 바라보든, 달을 따라 가든, 가치를 생각하며 묵묵히, 담담하게 걸어갈 뿐이다.


하지만 이 다양한 Learning Curve를 내게만 적용한다면 너무도 이기적이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모두가 북극성만 보면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스쳐 지나듯 소소한 격려만으로도 힘들고 지친 나그네에게 목마름을 극복하게 할 수도 있는 것인데 이걸 못한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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