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미소를 기억할게
내가 아는 소년은 지난 새벽 3시 40분 세상을 떠났다.
거친 호흡을 끝으로
의식이 사라지고
이내 파르라니 창백한 그의 얼굴은
이승의 끈을 놓아버렸다.
심장이 뛰고,
들숨, 날숨. 호흡을 하고,
가족과 눈을 마주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시간이 더 이상
소년에게는 허락되지 않는다.
소년은
가난한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어릴 적 어머니를 여의고,
자수성가를 하고,
한 가계를 이루었으나
이내 세상풍파에 휩쓸려
파산에 파산을 거듭했음에도
어느 정도는 재기에 성공했다.
그럼에도 못다 이룬 꿈을 완성하기 위한
그의 시도는 무모하고, 거칠었던지
이내 일장춘몽으로 모든 것이 끝이 난 것처럼 보였다.
얼마든지 안분지족을 누리며
삶을 영위할 수도 있었건만
소년은 끝내 절망하고는
삶의 희망을 잃고 말았다.
소년은 내게 많은 것을 주었다.
생명뿐만 아니라 성실하고 진지한 태도를 깊은 곳에 심어주었고
삶의 기쁨과 슬픔 모두를 느끼게 해 주었다.
특히 기쁨을 표현하는 것에는 늘 서툴렀지만
원색적이리만치 선명했다.
벌써 그리운 내 아빠는
늘 배고프고 외로운 소년,
그럼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용감한 소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의지할 곳 없던 시절
살아남느라 모든 열정을 쏟아버린 탓에
모든 것이 서툴렀던 소년에게
그간 고생 많았으니
이젠 그 옛날의 미소 가득한 소년으로
가볍게 훨훨 날아가기를
잘 가, 소년이여.
아빠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