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를 견디지 못하는 자는
호주에 오면서
세 권의 한글책을
가져왔다.
친구는
짐만 늘이는
쓸데없는 짓이라
만류했는데
반쯤은 맞고
반쯤은 틀린 것 같다.
무려 반년 만에
한글로 된 책을
잡았으니
반쯤 맞고
한 번
눈에 들어오니
새롭게 잘 읽히니
반쯤은 틀렸다.
50부터는 인생관을 바꿔야 산다 - 사이토 다카시
소설창작론 - 공저
진지하면 반칙이다. - 류근
나이가 들면서 추가해야 할 자성의 거울을 볼 겸,
소설 같은 현실을 소설처럼 더 재미나게 보기 위해,
인간미 넘치는 류근 시인의 글을 천천히 읽고 싶어서이다.
류근 시인의
책을
무작위로 펼쳐
읽히는 쪽을 골라
읽히는 만큼 읽는다.
한쪽
한쪽
우와~!
언어를 견디다?
언어를
견디지
못하는
자는
류근
탐욕과 치기밖에는 아무것도 읽히지 않는 시를 붙들고 아조 성실하고 진실한 선생스럽게 잔소리를 하자 그는 너희가 감히 나의 시를 알겠느냐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무릇 시라는 것은 사실의 재현이 아니라 진실의 재현 아니겠는가. 마음이 간절하면 얼마든지 산에서 강을 보기도 하고 강에서 산을 보기도 하는 것이다 …!
나는 안 그래도 전날 마신 술이 안 깨어서 속이 불편했는데 얼마든지 토할 뻔한 시추에이션을 꾹 참고 이렇게 말했다. 원래 파란띠 옆차기는 아무도 못 말리는 법 …. 사실을 재현할 줄 모르는데 진실인들 실을 수 있겠는가. 걸음마도 못 땐 채 달리고자 하면 반드시 자빠지지 않겠는가. 내 보기에 당신은 딱 중학교 2학년 문예반 수준이오!
교과서 몇 권 읽고 와서 사방을 가르치려는 사람들 참 괴롭다. 시가 그런 것 안에 있으면 시 때문에 목매달고 죽는 놈들이 왜 생기겠는가. 언어를 견디지 못하는 자는 죽어도 시인이 되지 못한다. 무언가를 꾸며서 지어내야 한다는 욕망이 과잉을 부르고 탐욕으로 실족한다. 시에 대한 오해. 가짜들이 가짜를 생산해 내는 시절이다. 그래서 전직 시인조차 부끄럽고 괴로운 시절이고.
와! 언어란 …
이렇게 쓰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