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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록의 쓸모 Sep 09. 2022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학

인스턴트 만족감에 익숙해진 게으름

우리는 여러 목표를 세우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해야 할 일들을 미루기도 한다. 미루는 것이 습관이 되면 ‘게으름'이나 ‘의지박약'이라는 말로 자책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미루는 것을 ‘심리적 원인'으로 분석하며 그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미루기란?

미루기란 자신이 하고자 했던 일들을 제때에 수행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무언가 하려고 할 때 ‘해야 한다'라는 의지와 ‘하기 싫다’는 감정이 대처하게 되는데, 이때 ‘하기 싫다'를 선택하면 그 일을 미룬다는 것이다. 한 가지 재미있었던 것은 미루는 것은 자신이 하려 했던 일을 수행하지 못하는 동시에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불편한 감정으로부터 자신을 구한다는 두 가지의 의미가 공존한다는 점이었다. 즉 지금 당장 얻을 수 있는 심리적 보상을 선택하는 것이 미루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미루는 것이 습관이 된다는 것은 이러한 당장의 심리적, 감정적 보상과 안정감에 익숙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루는 사람은 미루지 않는 사람보다 실패 대처 능력이 낮고, 문제에 봉착했을 때 포기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즉 문제 해결능력이 낮고, 미루지 않는 사람보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어떤 일을 성취하면 그에 대한 감정적 보상이 따른다. 그것을 성취감이라고 한다. 특히 자신이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일이나, 자신이 그토록 하고 싶었던 일을 을 해냈을 때 그 성취감은 그 일을 성취하기까지 소모했던 에너지들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되기도 한다. 이런 성취를 통한 보상보다는 지금 당장의 심리적, 감정적 보상에 만족하는 것은 마치 깊은 사고보다는 단순한 사고를 추구하고, 편리와 편의라는 미명 하에 인스턴트 식의 감정적 보상을 얻는대서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을 읽고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미루고 있었던 서평들이 있었다. 글을 쓰는데 소모되는 에너지보다는 지금 당장 재미와 유희를 즐길 수 있는 유튜브나 다른 콘텐츠를 선택했고, 결과는 오히려 더 큰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던지, 생각했던 글의 소재들을 포기해야 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자신의 미루는 행위를 쉽사리 깨닫지 못하는 이유는 늘 무언가 하고 있기 때문이다. … 하나의 과업을 비교적 덜 중요한 다른 과업으로 아주 능숙하게 바꿔치기할 뿐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사실 미루는 게 아니라 바쁜 것뿐이라며 합리화한다. 23p


나의 뼈를 때리는 말들이 참 많이 있는 책이었던 것 같다.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있었지만, 사실은 정작 해야 할 일들을 다른 부차적인 일들로 대체하고 있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표현이었다.




미루기의 원인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 책에서는 미루기를 ‘심리적 요인'에서 그 원인을 밝히고 있다. ADHD, 불안장애, 낮은 자존감, 우울증, 완벽주의, 가면 증후군 등 각종 심리적 원인들은 한 가지 과업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들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불안감 때문에 아예 시작조차 하지 못하게 만들기도 했다. 혹은 하던 일을 중간에 그만두게 만드는 경우도 있었다.


그동안 어떤 일을 제대로 수행해 내지 못하면 ‘게으름’, ‘의지박약’으로 치부하곤 했다. 위의 심리적 원인들이 미루는 것을 정당화시켜주지 않는다. 하지만 단순히 게으름이나 나약한 의지로 일반화 시키기보다 궤적인 원인을 제시함으로써 먼저는 자기 스스로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관점을 제시해 주었다.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앞에서 미루는 것은 즉각적인 쾌락이라는 보상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인내심을 기르고, 성취감을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미루는 것을 극복하는 방법이다.


선행 작업 :: 원인 파악하기


먼저 앞에서 일을 미루는 근본적인 원인은 ‘심리적 문제'라고 했듯, 본인 스스로 ‘왜 미루는지?’ 그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그에 따라 그 해결 방법을 찾아나가야 한다.


구체적인 목표 설정


예전에 다른 자기 계발서에서도 본 적 있는 SMART 계획법이 있다.


구체적일 것(specific), 측정 가능할 것(measurable), 달성 가능한 목표일 것(attainable), 관련성이 있을 것(relevant), 기한을 정할 것(time-limited). 이 다섯 가지 조건을 충족해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뇌는 한 번에 많은 양을 처리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완벽한 목표를 설정한다 해도 이를 다 할 수 없을 정도라면 또다시 미루는 일은 반복될 것이다. 그래서 다섯 가지 조건에 맞추어 계획하되, 목표는 단순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요소들을 제거하고 한다.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셀프 동기부여


어떤 일을 하려면 동기부여가 있어야 한다. 적절한 동기부여 없이 어떤 일을 시작하기는 쉽지 않다. 이를 지속하는 것은 더더욱 그렇다. 자신이 원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분명해야 한다. 그래서 저자는 시간을 들여서라도 자신의 목표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한 이후에 그 일을 위한 계획과 동기부여를 하라고 권하고 있다.


이 외에도 미래의 자신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스스로 질문해 보기, 해야 할 일이 생각나면 곧장 처리하기, 목표 시각화하기 등 더 많은 해결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나 역시 내가 해야 할 일들을 미루기도 하고, 때로는 미루다 미루다 시작도 못한 일들도 있었다. 저자가 제시한 해결 방법은 다른 자기개발서에서도 이야기하는 내용들이어서 크게 새로운 도전은 없었다. 하지만 미루는 습관의 근원적인 원인과 이유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도록 제시해 준 책이었다. 무엇보다 성취감보다 즉각적인 만족감을 추구하는 습관에 대해 인지할 수 있었다.


최근 방에서 기르던 스투키가 과습으로 인해 말라버렸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계속해서 미루고 있었다. 생각났을 때 바로 해치우라는 저자의 권유를 적용해 이 글을 마무리하고 바로 말라버린 스투키를 정리해야겠다.


*시크릿하우스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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