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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니엘영광 Feb 16. 2021

15. 당신이 사고싶은 것

나의이야기 

 '당신이 제일 사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당신이 사고 싶은 리스트가 궁금합니다 


 김그린은 어쿠스틱 기타를 무척 좋아합니다. 틈만나면 카페 들어가서 사고싶은 기타를 구경합니다. 집에 기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건 너무 커서 조금 더 작은 기타가 필요해 라고 내 귀에 속삭이며 그렇게 구경합니다. 다른 사람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들어가는 것처럼 저는 카페에 들어가 그런 구경을 합니다. 


 '언젠가 사야지.' 라고 다짐하며 말이죠. 


 사실 저가형 중에 괜찮은 브랜드의 작은 사이즈 어쿠스틱 기타를 찜해놓았는데. 머뭇머뭇 거리며 아내 생일 지나고 나서 이야기해봐야겠다. 생각했다가 아내 생일 바로 전 날 선물에 대해서 이야기하다가 기타 얘기를 꺼냈습니다. 두근두근 긴장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흔쾌하게 사라고 말해주더군요. 아내는 제가 맨날 카페에 들어가는 모습을 그만 보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어제, 회사에서 주신 설날 현금을 들고 어제 기타를 구매했습니다. 막상 기타를 구매하고 나니 들었던 생각은 정말 내가 막상 가지고 싶었던 기타를 가지고 나니 허무하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매하고 나니 생각처럼 큰 것이 아니라 별 것 아닌 느낌이였기 때문입니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그렇치만 있으면 잘 쓰는 것 그런 느낌이였습니다. 저만 그런걸까요? 


 그걸 기다리기까지 손에 넣을 때까지 너무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기대감에 가득차있었는데 막상 가졌을 때 허무한 느낌 저만 드는걸까요? 그래도 기타가 생겨서 너무 좋습니다. 


 나는 왜 허무를 느꼈을까? 나는 정말 기타를 가지고 싶었던 것일까? 라는 질문이 들었습니다. 두 가지 질문에 대답은 첫째, 나는 기타를 사는게 맞았지만 다른 한가지가 빠졌다는 마음. 둘째, 기타를 통해 내가 해야할 일을 하고 싶은 마음. 셋째까지 생각났는데, 기타를 연주하며 뽐내고 싶은 마음. 이렇게 대답이 나왔습니다. 기타 연주 실력은 하나도 없는데. 기타 연주하며 엄청 뽐내고 싶은가봅니다. 싱어게인에 나온 무명의 가수들처럼 말이죠. 


 그럼 다른 질문을 해볼까요? 원하는 기타를 가졌으니 또 무엇을 가지고 싶은지 김그린 자신에게 물어봅니다.

 

 1. 멋진 산이 보이는 높은 집을 가지고 싶습니다. (돈이 많이 필요하겠네요.)

 2. ... 

 3. ...


 더 이상 생각나지 않습니다. 차도 생각해봤고 옷도 생각해봤고 노트북도 생각해보고 했는데 그런건 제게 필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제가 느끼는 행복은 아내랑 함께 보내는 시간이고 아내가 필요한 걸 해줄 때 저는 행복을 느낍니다. 그게 전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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