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이 주제로 수많은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을 했다. 이 생각만 하면 잠을 못 자고 있다. 사실 내가 이렇게 운전을 고민하고 또 고민할지 몰랐다.
이 주제는 아이들을 운반(?)하는 운전이다. 운전하는 5년 동안 19만 킬로미터를 탈 정도로 운전을 많이 했다. 잘하지는 못하지만 안전하게 할 자신이 있다. 하지만 요즘 들어 자신이 없다. 두 번의 이동에 자신이 없다.
처음에는 대학 병원에서 조리원으로 이동하는 것. 두 번 째는 조리원에서 집으로 오는 길.
결론부터 두 가지 일을 모두 성공했다. 하지만 난 단 20분 운전에 두 번다 초주검이 되었다.
대학 병원 신생아실에서 밖을 지나 주차장으로 간 다음 조리원으로 가는 첫 번째 방법. 난 사실 이 부분을 아주 우습게 생각했다. 뭐 바구니 카시트 두 개 들고 주차장 가서 차에 설치하면 되지 뭐. 이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우선 바구니 카시트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하나당 5키로 정도 되는 데, 신생아실에서 주차장까지 15분 정도 걸리고, 심지어 겨울에 밖을 지난다.
내가 운동을 소홀히 한 것도 아닌데, 처음에는 카시트가 가벼웠지만 점점 무거워졌다. 근데 중요한 게 바구니를 바닥에 내려놓을 수 없다는 점이다. 처음인데 무겁다고 어떻게 바닥에 내려놓지. 난 아빠도 아니야 하는 마음이 들어서 추운 1월에 엄청난 땀을 흘리면서 카시트를 들었다.
바구니 카시트 들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운동 열심히 할 걸. 내가 이것밖에 안 되나 등등.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애들을 태우고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산후 조리원으로 이동했다. 평소 같으면 가볍게 끼어들고, 빨리 달렸던 차인데 오늘따라 다른 차들이 내 차를 박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도로에 방지턱이나 평평하지 않은 곳이 왜 이렇게 많은지 등등. 10분이 10시간 같았다.
어렵게 산후조리원에 아이들을 내려놓았을 때 그 기분은 말로 할 수 없었다. 추운 겨울에 땀을 비 오듯이 흘렀고, 난 거의 울기 직전이었다.
산후 조리원 퇴소를 앞두고도 같은 고민이었지만 한 번 해본 일이라서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교만이었다. 전 날부터 운전하기 싫었고, 차라리 만화에 나오는 순간이동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역시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운전이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평소와 다름없는 운전이다. 차에 유리 제품이나 부서지기 쉬운 물건을 두고 운전할 때도 조심히 운전하지 않았던가. 아기들이 타던 안 타던 난 조심히 운전하는 성격이라서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왜 그랬을까.
우리는 살면서 같은 일을 해도 다르게 받아들일 때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도 같은 일인데 뭔가 특별한 이런 것.
이런 특별한 일에는 의미가 있었다. 아니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난 오늘의 운전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인 아이들을 조리원에서 옮기고 다시 옮겨오는 운전.
살면서 이런 집중력을 가지고 산다면 1주일 만에 지칠 것 같지만 그래도 한 번 해보니 후련하기도 했다.
평범한 일에 의미를 부여하기. 난 운전에 의미를 부여했고, 그 의미를 다시 곱씹어 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