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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boJang Jun 02. 2019

아이에게 남기는 아빠의 끼적임

하루에 하나씩 아이에게 남기는 짧은 생각들

아빠는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참 많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게 더 좋고 마냥 해맑기만 한 아이에게 지금 당장 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네요. 그래서 언젠가 이 아이가 커서 어른이 되면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을 어딘가 따로 묻어두고 싶었습니다.

지금을 살아가면서 아빠가 겪은 교훈들, '너'만은 꼭 이랬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 그리고 아빠로서 스스로 다짐한 각오까지 그저 생각나는 대로 하루에 하나씩 일기처럼 채워가고 있습니다. 세련되지 못한 글 맵시에 다소 맥락 없는 글일 수 있지만, 훗날 훌쩍 커버린 내 아이와 소통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지금까지 꾸준히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리하고 싶습니다. 그 중에서 몇 가지를 이곳에 남겨봅니다.


'자존심과 자존감, 자만심과 자신감'

'심'이란건 밖으로 흐르는 마음이 아닐까해

흘려보내고 나면 공허함이 남게되지

그래서 우리는 점점 더 많이 흘려보내려고 해


'감'은 반대로 안으로 쌓이는 마음인 듯 해

쌓이는만큼 성숙되어 가고

다듬어지고 나중에는 지탱하는 힘이되지


그래서 우리는 나를 드러내려는 자존'심'보다

나를 지탱할 수 있는 자존'감'이 필요해


내가 할 수 있다 과시하려는 자만'심'보다

내가 할 수 있다 스스로 믿는 자신'감'이

더욱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지런함'


부지런함 이란

'바쁘게 뛰어다니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미리 해놓는 것'

이라고 아빠는 그리 생각해




인간은 유한성이 존재하는데서

우리는 삶에서 중요한 부분에 집중해야해

하지만, 중요한 부분에 집중하는게 쉽지는 않지

오히려 삶에서 중요하지 않을 것들을

과감하게 내려놓고

내 의지대로, 내가 하고 싶은대로 살아가는게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놓치지 않는 방법이라 생각해



'마음 속에 다툼이 생기면'



마음에 '쟁'이 생기면

맑았던 마음도 흐려져서 바로 볼 수가 없단다.

그럴 때는 탁해진 마음이 쉬이 가라앉지 않으니

그냥 그래도 두는 것도 방법이야.

시간이 필요하고 욕심을 버리는 것이 필요해

조급해하며 마음을 들추면

가라앉고 있는 마음이 다시 동요할 수도 있어

그러니 마음을 덮어두고 충분히 기다리는게 필요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까?

아마도 그런 마음이 있었나하고 잊을 때까지

두는게 좋을 것 같다.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교육


아빠가 먼저 괜찮은 사람이 되고

네가 아빠를 좋아하게 하는 것

그것이 아빠가 너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교육 방법



'말과 침묵에 대한 짧은 끼적임'


아름다운 음악을 만드는 것은

음표 하나 하나지만

그 음표들의 울림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음표 사이의 쉽표들이야


나를 표현하는 것은

말 한마디 한마디지만

그 말들을 진실되게 하는 것은

말들 사이의 침묵이야


단지, 말을 아끼는 침묵이 아니라

말과 말 사이를 행동으로 채워갈 때

그 사람의 말은 울림이 되어

다른이에게 진실로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해



'좋은 습관 혹은 관습'


좋은 습관을 만들려는 이유는

더 나은 사람이 되거나 옳다고 믿는 삶을 살기 위해서인데 매 순간 많은 노력을 기울이거나 항상 의지를 굳건히 하기 힘들어서 몸에 벤 좋은 습관으로 조금 더 쉬이 행하려 하기 때문일거야 하지만 몸에 벤 습관에서 원래 이루고자 했던 목표가 사라지고 행위만 남으면 습관은 관습이 되고 말아 그래서 늘 내가 왜 이것을 습관적으로 하고 있는가? 이것이 최선인가? 를 돌아봐야 해. 혹시 아무 의미없이 하고 있는 '관습'이 되어버리지 않았는지



'오르막을 쉬이 오르는, 어려움을 쉬이 견디는'


자전거를 타고 오르막을 오르는 일이 힘든 이유는 평지를 달릴 때와 같은 빠르기로 달리려 하기 때문일거야. 그럴 때는 변속기를 낮춰서 조금 느리더라도 페달을 여러번 돌이면 생각보다 오르막이 힘들지 않다는 것을 깨닫지... 우리가 사는 방식도 그런게 아닐까? 어려움에 부딪히면 지금까지 살아오던 일상의 속도를 느리게, 그리고 스스로에게 조금 천천히 가도 된다고 받아들이면 어려움이 의외로 힘들지는 않을 것 같아



'우리에게 필요한, 공감'


네가 나와 같기를 바라므로

설득을 하기 이전에 공감을....

내가 너와 같을 수도 있으므로

비판을 하기 이전에 공감을....



'깍두기가 필요한 요즘'


아빠 어린시절,

동네 친구들과 놀이할 때는 '깍두기'라는게 있었어.

덩치 큰 형부터 어리고 약한 아이들까지

같이 어울려 놀아야 하는데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규칙'을 적용하면

항상 약한 친구들만 술래를 하게 되니까

배려를 해준거지... 그 어린 아이들도 알았던거야

모두가 행복해지려면 놀이에서 이기는게 아니라

함께 어울려 놀아야 한다는 걸.

우리가 사는 사회에도 '깍두기'가 필요해보여

비정규직, 한부모가정, 독거노인 등등...

경쟁의 규칙이 공평하다는 이유로 그들에게

너무 가혹한 잣대를 들이미는 것은 아닌지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봐야 하지 않을까?

우리 삶의 행복은 이기는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함께 어울림에서 오는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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