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의 단상
한 때 머리를 기르고 수염도 길러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아내와 아이들이 말리기도 했거니와 회사를 다니다보니 그게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요즘엔 그렇게 하라고 해도 할 수 없다. 이제 머리도 숭숭 빠져 길러야 볼품이 없을 뿐만 아니라 수염이란 놈도 조금만 자라면 여기저기 흰 놈, 누런 놈이 고개를 디밀어 벼 사이에 기장 자란 모양이 되어버려 애시 당초 멋스러울 수 없기 때문이다.
멋을 부리기 위해 머리를 땋고 수염을 다듬을 요량은 아니었지만 그만 그 품새를 그려보고는 흥미 자체가 생기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하고 싶은 일을 할 때는 그 때를 잘 가려야 한다.
이 때 아니면 못하겠다 싶은 일은 우격다짐으로라도 해 보고 말 일이다.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면 해 보고 후회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은가 말이다.
2014.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