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성모병원 갑상선 수술에 한한 참고사항

의사분 소시크 주의

by 김옥진


난 그냥 가깝다는 이유로 다른 병원을 전혀 알아보지 않고 여의도 성모병원을 선택했다. 회사에서 반차를 내고 수시로 왔다 갔다 하고, 급하면 택시 타고 10분 이내에 당도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 포인트였다. 검색으로 보면 강남세브란스나 반포에 있는 성모병원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있어 보였는데 나에게는 이동이 더 중요한 포인트였고 그 부분에서는 후회 없다.




1. 의사 선생님 매우 시크하심


묻지 않으면 먼저 이야기하지 않으심. 의사에게 친절이 필요 덕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나 환자 부르러 돌아다니기 바쁜 간호사 선생님 한 명과 본인. 이렇게 2인이 진료실을 감당하고 있었고, 환자는 진짜 쉼 없이 들어온다. 그래서 납득했다. 저분의 저 시크함은. 필요한 처치는 옆방에서 설명하는 다른 간호사 선생님이 계셨고, 몹시 친절하셨다. 필요하면 그분께 여쭤봤고 네이버에 정보가 참 많아서 대충 검색하면서 지나갔다. 하지만 처음엔 약간 당혹스러울 수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자. 병원 자체가 좀 작고 정신없다. 그게 심리적으로 불편하다면 아예 더 큰 규모의 병원을 가는 게 낫다.




2. 입원 전 절차


일단 초진을 할 때 다른 곳에서 받은 소견서 + 관련 촬영 영상을 미리 들고 가야 한다. 난 그런 거 몰라서 우왕좌왕 난리가 났었다. 1차로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없으면 의사도 뭘 할 수가 없다는 거 병원 가서 알았다. 그게 있어도 물론 2차 검사는 다시 한다. 초음파와 조직검사. 그걸 다 하고 나야 수술 여부가 결정된다. 조직검사를 한다고 해서 반드시 100% 암인지 여부가 판단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런 사례는 나만 있는 것은 아니니 아마도 갑상선에 한해서는 흔한 상황인 듯했다. 암일 확률이 얼마인지만 나온다. 원하면 다른 병원에서 다시 한번 검사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난 굳이 그러지 않았다. 난 의사의 판단을 신뢰한다.


수술 진행 여부가 결정되면 수술을 위한 추가 검사를 시행한다. 피검사, 소변검사, 심박수 검사는 그냥 거의 기본인 것 같았고 CT 검사와 목삼킴 검사, 이비인후과 검사 등등이 있다. 사전에 이 사람의 상태가 어떤지, 수술로 인해 영향을 줄 부위에 현 상태가 어떤지를 미리 점검하는 것으로 보였다. 최선을 다해. 저 모든 검사를 하루에 몰아주셨다. 그것으로 만족한다. 초진 하고, 검사하고, 검사 소견 듣고 수술 날짜 정하고, 다시 검사하고, 검사 결과 듣고. 콤마들이 내가 병원에 간 빈도다.


수술일정이 확정되면 입원 일자도 같이 나온다. 수술 하루 전날로. 입원에 대한 사전 안내도 미리 받을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간호가 심각하게 필요하지 않은 경우나 간호할 사람이 없는 경우는 간호병동을 선택할 수 있다. 5인실 기준으로 15000원 차이. 그런데 이게 얼마나 큰 금액이냐면 간호가 없는 병동은 1박에 15000원 정도다. 그러니까 간호비용을 감안하면 2배가 되는 셈. 겨드랑이를 통한 내시경 수술을 한 사례의 글을 봤는데, 그분은 간호하시는 분이 별도로 있는 쪽이 더 나았을 거라고 했으니 이 또한 케바케긴하다. 기간이 짧고 나처럼 운신이 용이한 경우에는 추천한다. 어차피 4~5일 해봐야 15만 원 내외 아닌가.




3. 입원 준비물


난 정말 많은 물건을 챙겨갔다.


이어폰, 헤드폰, 노트북, 안 미끄러지는 슬리퍼, 치약, 칫솔, 꺾이는 빨대 여러 개, 선크림, 텀블러, 종이컵 여러 개, 크리넥스 티슈, 물티슈, 수건 여러 개, 손수건, 휴대 충전기, 양말, 화장품, 속옷, 거울, 세면도구(샴푸, 린스 포함), 유산균, 수저, 마스크 여분, 멀티탭, 얼음주머니, 김, 수면양말, 립밤, 인공눈물, 히트텍, 카디건, 노트, 필통


이중 나에게 유용했던 것은


필수 : 안 미끄러지는 슬리퍼, 꺾이는 빨대, 종이컵, 크리넥스 티슈, 일회용 마스크, 멀티탭, 텀블러, 긴 충전 케이블, 치약, 칫솔, 수건 1개

있으면 좋은 거 : 이어폰, 양말, 속옷, 립밤, 히트텍, 목 마사지할 수 있는 도구

안 가져가 후회하는 거 : 베개


종이컵은 전신마취로 인해 자꾸 가래가 나온다. 목을 찢은 거라 가래를 억지로 뱉거나 하면 혈관이 터지고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그렇다고 올라오는 걸 참는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라서 하루에 2~3개 정도의 종이컵을 썼다. 저게 왜 필요하겠나 했는데 물 마시는 용도가 아니라 지저분한 걸 버리는 용도로 필요하다. 크리넥스 티슈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가래가 올라오면 컵까지 손이 안갈떄(넘어질까 봐 옆에 따로 놓으니) 일단 티슈로 먼저 받는다. 물을 많이 마셔야 해서 텀블러가 필요하고. 생수를 사가는 사람도 있는데 난 그 결에 왔다 갔다 하며 조금이라도 걷는 쪽을 선택했다. 다만. 투명한 텀블러가 물이 넘치지 않게 담기 좋은 정도라고 생각된다.


여의도성모병원은 목 상처 위에 투명한 접착제 같은 걸 붙여주셔서 샤워도 바로 가능은 하다. 그러나 샤워를 바로 할 수 있다고 해서 하게 되지는 않는다. 샤워하고 나면 바닥은 미끄러워지고, 다른 환자들에게 민폐 될까 걱정돼 서다. 건조하니까 미스트랑 립밤 정도는 좋을 것 같은데 그 또한 선택의 문제. 나는 겨울이 다가오고, 추위를 타는 편이라(심지어 병실 위치도 창가였음) 혹시나 해서 히트텍 챙겨가서 입었는데 만약 계절이 다르면 또 어떨지 모른다. (놀랍게도, 병원의 이불은 꽤 따뜻하다. 그냥 면으로 된 두꺼운 시트에 감싸진 솜뭉치일게 뻔한데, 덥고 있으면 의외의 포근함이 있다.) 엉덩이가 뻣뻣한거만 빼면 이불 자체는 만족. 귀찮아서 세수도 안 하게 되는데 무슨 화장품인가. 유산균도 병원 처방약에 다 포함되어 있었고, 냉찜질도 알아서 챙겨서 바꿔주신다.


어차피 내리 잠만 자서 핸드폰 충전기만으로 충분했고, 다만 충전 케이블이 좀 길어야 편할 거 같아서 긴 걸 가져갔다. 갑상선 수술은 기계에 뭘 꼽고 하는 것이 없어서 콘센트가 남는다. 다만 후회되는 건... 목이 너무 뻐근해서 마사지 도구로 목과 등을 계속 긁어냈지만 그래도 힘이 들어서, 베개는 편한 걸 가져갈걸 하는 생각을 내내 했다. 잡스럽게 가져가느니.


수술 후 첫 식사. 쌀밥 나온다. 일반식. 그게 목에 깔끄럽다. 미리 죽으로 요청해두면 한 2일만 지나면 밥으로 먹을만하다. 나의 경우는 첫 식사를 못 넘기고 다음 식사부터 죽으로 달라했고 밥만! 죽으로 나왔다. 우리가 아는 전복죽 그런 거 말고 그냥 밥을 끓인 거 같은 흰 죽. 죽집에서 파는 죽을 원하면 사전에 신청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나는 흰 죽으로 충분했다. 처음엔 반찬 못 먹어도 차차 먹어진다.




4. 퇴원 수납 및 보험 청구

큰 병원을 처음 가서 이런 건 처음 해본다. 하시는 분들을 위해 남기면


만약 암으로 판명되면 중증환자 등록이 1순위다. 중증환자로 등록하면 기존에 나왔던 입원/수술비가 일정 부분 감액된다. 그럼 퇴원할 때 나오는 돈은 가퇴원이라고 해서 일단 실비를 다 잡아두고, 나중에 중증환자 등록이 될 경우 조정된 영수증을 재발급받는다. 병원은 일단 가퇴원 비를 먼저 긁게 하고 그다음에 조정된 금액으로 다시 긁고 기존 가퇴원 비를 환불해준다.


그 외 보험의료기록이 담긴 진단 서류는 의사의 사인이 필히 들어가야 해서 간호사분께 요청드려야 하고, 영수 증류는 수납에서만 발급해준다. 사람마다 필요한 서류가 다 다르니 필요한 서류는 사전에 보험사 통해서 확인해서 가져가야 한다. 나의 경우는 통원과 입원 서류를 다 챙겨야 해서 좀 복잡하긴 했다.


통원

-일자별 영수증 : 외래 수납 창구에서 요청

-일자별 세부내역서 : 외래 수납 창구에서 요청

-병명 코드 기재된 서류(통원 확인서나 소견서 또는 처방전) : 의사(간호사)에게 요청


입원

-입퇴원 확인서 : 의사(간호사)에게 요청

-병원 영수증 : 입원 수납 창구에서 요청

-병명 코드 기재된 진단서 : 의사(간호사)에게 요청

-수술 확인서 : 의사(간호사)에게 요청

-(만약 암이라면) 조직검사 결과지 : 의사(간호사)에게 요청




5. 기타


다른 병원은 입원 기간 중 피주머니도 달고 있고 목에 시카케어도 입원 중에 붙여주고 하는데 이 병원 그런 게 없어서 편했다. 병원 입원 중에 샤워도 가능하다. 물론 안 했지만. 수술하고 마취 풀리는 4시간 잠 못 자게 하는 것도 없었다. 얼핏 추정으로는 그 2가지 옵션이 비급여 항목과 연관된 것으로 보였다. 설명을 뭔가 해주셨는데 기억이 안 난다. 비급여 항목이 2가지 있었고, 그게 마취와 피고임 방지와 관련 있는 것이었다. 뭔가 주렁주렁 달고 있지 않아 몸이 아프다는 느낌을 좀 경감시켜주는 효과가 있는 것은 매우 좋았다. 어차피 목돈 들고 보험료로 입원/수술비가 커버되기 때문에 만족한다.


KakaoTalk_20211210_134003078.jpg 저렇게 적나라하게 상처를 입원 기간 내내 볼 수 있다.


퇴원 후 외래 통원 시 주는 시카케어와 연고는 온라인에서 사면 싸다. 그냥 나중에 간호사 선생님께 이름 물어봐서 사면된다.



이건 어디까지나. 나에 한하여 이랬다... 의 정보다. 워낙 여의도성모병원은 리뷰글이 별로 없어서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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