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봄

by ocasam

겨울과 봄이 이별의 아쉬움에

며칠 동안 지독한 몸살을 앓았다.


북서풍이 서풍으로 바뀌었다는

TV 기상캐스터의 소식이 전해지던 날부터

녹색 실핏줄이 살살 대지를 덮기 시작했다


바위틈 양지쪽에 성질 급한 봄까치꽃이

연보랏빛 쬐끄마한 얼굴을 살포시 내밀었다.

천천히 걷다가 멈추고 아래를 보지 않으면 볼 수 없는 꽃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라고 한

바로바로 그런 꽃


나뭇가지마다 오동통 살이 오르고

호수위 물결은 팽팽하게 댱겨지고 탄력이 생겼다.


등이 굽은 할머니들의 팔에도

끌고 다니는 유모차도 달달달 힘이 생겼다.


골목 카페의 빵과 커피 향은 더욱 고소해지고

강아지 갈색 눈이 봄 햇살에 게슴츠레해지는

봄봄

봄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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