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자색, 붉은자주색, 붉은색, 진분홍색, 연분홍색, 연홍색
접골초, 등롱초, 연전초, 랍촉탁초, 보개초
토끼머리, 홍학의 머리, 긴 대롱, 혀를 내밀고 있는 입술
살짝 데쳐 들기름 넣고 조물조물 무쳐 먹기
여러 가지 색깔과 이름, 모양과 나물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광대나물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재능이다.
실낱같은 바람에도 한들한들 꽃 춤추며
재주 부리는 귀여운 어릿광대
쪼그리고 앉아 광대들의 공연을 감상하고 꽃잎을 만지면
비단결같고 가을바람처럼 서늘한 감촉이 손끝에 전해온다.
강인함 속에 깊이 숨겨둔 순정이다.
손가락에 힘을 빼고 꽃대롱 하나를 '쑥' 뽑아든다.
입술에 힘을 주어 '쪽' 하고 대롱 끝을 빨면 입술과 혀 사이
아무튼 그 언저리에 어김없이 단맛이 묻어 난다.
설탕 알갱이 한 개, 먼지보다 작은 설탕 알갱이 한 개, 그 정도의 달달함이다.
먹을 거 다 먹고도 그 맛을 잊지 못해 빈 그릇을 핥는 강아지처럼
나도 입술을 핥으며 공연장을 떠난다.
산책길에 맛보는 이 달달함은
광대나물이 나에게 주는 최고로 소소하고 아찔한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