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하게 더 친절하게

by ocasam


아홉 살쯤으로 보이는 여자 아이가 엄마와 손을 잡고 산책을 합니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정답게 걸어갑니다.

산책하는 강아지를 보고 아이가 걸음을 멈춥니다.

간절함과 사랑을 담은 눈으로 엄마를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을 건넵니다.

"엄마, 나 강아지 사줘."

"안 돼, 네가 내 강아지야."

"내 강아지는 없잖아."

"아이고 됐어."

"......"

아이는 잡고 있던 엄마의 손에서 자신의 손을 빼냅니다.


대화의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초라하기 그지없습니다.

간절한 눈빛과 의지가 담긴 말만으로도 아이는 친절한 답변을 들을 권리가 충분합니다.

엄마는 친절하게 설명해주어야 하는 의무를 저버린 셈입니다.


산책을 하던 강아지가 줄이 느슨해진 틈을 타 풀숲으로 들어가려 하자

주인이 잽싸게 줄을 당기며 애정을 담은 목소리로 단호하고 말합니다.

"쵸코, 거기 들어가면 안 돼. 진드기가 있어. 아야 한다."

"......."

강아지는 주인을 힐끗 쳐다보더니 알았다는 듯이 꼬리를 흔들며 경쾌한 걸음으로 걸어갑니다.


마음과 마음이 통한다는 '이심전심'이란 말이 있습니다.

"네가 나한테 관심이 있다면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거 아니야?

"꼭 말로 해야 알겠니?"

"내 마음을 그렇게 모르겠어?"

이런 말들 때문에 종종 말다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티키타카와 티엠아이(TMI)라는 게 있습니다.

모세혈관소통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친절하게 더 친절하게 설명하고 또 설명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외국사람한테 설명하듯 온 정성을 다해 설명해야 합니다.

나의 뜻을 100퍼센트 알리기 위해 노력할 일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을 좁히는 위대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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