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

by ocasam

'생활고'

눈물 어린 단어다.

"극심한 생활고 때문에......."

하루가 멀다 하고 사회면 한 귀퉁이를 차지한 슬픈 기사들을 보며

'그래도 이만큼 사는 게 어디냐'며 별 걱정 없이 살아가는 나는

마음 한켠이 시리고 아프다.

미국 부자 누구처럼 내 재산이 천 조원쯤 되면 저 사람들을 구할 수 있으려나.

이 생각 저 생각하다 보니 이야기 한 장면이 떠오른다.


동자승이 마당의 눈을 쓸다가 작은 벌레를 발견한다.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입김을 호호 불어 몸을 녹여주고 있다.


스님이 큰 스님에게 묻는다.

"큰스님, 세상의 고통은 그대로인데 우리가 죽 한 그릇을 대접하고

얼어붙은 손을 잡아주고 함께 울어 주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있습니까?"

"저 동자승을 보거라. 저 아이가 온 산의 눈을 녹이려 하고 있느냐?

아니면 이 세상의 모든 벌레를 구하려 하고 있느냐?

한 마리의 작은 벌레에게 따뜻한 숨결을 나누어 주고 있을 뿐이잖느냐."


작디작은 깨달음을 얻은 것 같아 마음이 어느 정도 가벼워진 것도 같다.

한 발 물러 서서 도 닦는 마음으로 생각해 볼 참이다.

눈 속에 떨고 있는 작은 벌레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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