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기와 갈증

by ocasam

쓰레기분리수거장

비쩍 마른 갈색 새끼고양이 한 마리가

풀어헤쳐진 노란색 종량제 봉투에서

빈 참치캔을 발견한다.

뜻밖의 횡재인듯 움직임이 분주해진다.


분홍색 꽃잎 같은 혀로 캔을 핥기 시작한다.

캔과 고양이가 한 몸으로 움직이고 있다.

고양이가 불규칙한 스텝으로 캔을 밀고 간다.

아니면 캔이 덜그럭거리며 고양이를 끌고 가는 것인가.


빈 캔을 핥았을 뿐인데

맛있는 음식을 배부르게 먹은 듯

입과 콧등을 핥으며

분리수거장 귀퉁이에 있는 수돗가로 향한다.


파란색 짧은 호스에서 마지막으로 흘러내린 물이

살얼음이 된 바닥을 연신 핥고 있다.

가볍게 부는 찬바람에 푸석한 갈색털이 나부낀다.


눈을 뜨고 있는 한

결코 사라질 수 없는

나의 번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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