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목욕탕

by ocasam

훌훌 벗어던지니 자유롭다.

팍팍 밀어버리니 가볍다.


수증기

말소리

웃음소리들이 뒤엉켜

날아오르다가

무거워지다가

물방울이 되어 떨어진다.


톡 똑 톡 탁 톡 똑 톡 뚝 똑똑.......


온몸에

온 마음에

상큼하게 터지는 영롱한 수정구슬들


이 아늑한 동굴에서는

얼키설키 꼬여있는 생각들이

비누처럼 스르르 녹아내린다.


부부싸움이나 실연을 당한 후

아직은 복잡한 감정을 좀 더 유지할 필요성을 느낀다면

당분간 목욕탕에는 안 가는 게 좋겠다.


자칫 방심하다가는 자기도 모르게 웃어버리고 마는

본의 아닌 실수를 저지르고 말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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