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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상처

by ocasam

소나무도 가을이면 낙엽을 떨군다.

낙엽은 나무 가까운 곳에 내려와 낮은 자세로 눕는다.


가랑잎처럼 정처 없이 헤매지 않고

줏대 없이 여기저기 기웃거리지 않는다.


바늘 같은 잎새는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는다.

상처 입는 것은 소나무 자신이다.


모든 잎새를 품지 못한 죄책감에 가슴에 멍이 든다.

소나무의 푸르름은 긴 세월의 슬픈 상처다.


시끄러운 세상에서 멀어지려는 듯

더 높이 더 곧게 가지를 뻗는다.


비둘기들이 울음을 울어 가지를 흔들면

솔잎 새 푸른 하늘이 어지럽게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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