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뻔했어

by ocasam

엄마 엄마 이리와 요것 보셔요

병아리떼 뿅뿅뿅뿅 놀고 간 뒤에

미나리 파란싹이 돋아났어요

미나리 파란싹이 돋아났어요


78년 전 ‘봄’

병아리 때문에 미나리 파란 싹이 돋아난 그때부터 지금까지

아이들이 작은 입으로 오물오물 부르는 노래


어쩔뻔했어

병아리 떼가 미나리 밭에서 놀지 않았더라면


엄마 아빠

너와 나 그리고 우리가 없었더라면


꽃과 새

사탕과 인형이 없었더라면


생일과 친구

케익과 선물이 없었더라면


세상에나

밤을 새도 다 못 세겠는걸

없었으면 분명 큰일 날뻔한 것들이 너무나 많아

기적같은 일들이 너무나 많아






keyword
작가의 이전글능수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