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아닌 것들

by 빈빈

언제 듯, 그 싸늘한 맹맹했던 기류들은 재생을 거듭했다


이상하게도 그날은 그 사람이 궁금했다.

그저 엄청난 호기심은 아니었지만 첫 번째로 참을 수 없는 방의 악취와 두 번째 서울과 지방을 왔다 갔다 하는 행적들, 세 번째로 어딘가 부품이 빠져버린 허전한 표정이 그 이유였다.


내가 영화를 좋아한다고 했을 때 그 사람은 무슨 영화를 좋아하냐고 내게 반문했다.

나는 독립영화가 좋다 하였고 그 사람은 자신이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했다고 했다.

아차 하는 생각은 전혀 없었으며 오히려 나는 더 깊이 있고 재미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들은 지극히 나에게 국한된 상상일 뿐 곧 아차 하는 생각들이 몰려왔다.


나는 그 사람이 샤워를 할 무렵 방안의 것들을 응시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탐색이었던 것 같다.

방 한편에 자리 잡은 수십 개의 까비 키 올리 와인 병들, 그리고 수첩 속의 포스 설치 업체 명함, 토마토 주스, 블랜더 사용방법, 와플 제작 순서, 매장의 동선들..

그리고 한쪽에 큼직하게 써 놓은 ‘MONEY’ 그리고 ‘돈 벌자’..


내가 생각했던 호기심의 3가지는 정말 쓸데없는 발상이었고 나와 그 사람의 존재가, 관계가 그렇다고 느낀 순간이었다.


별-것 1. 드물고 이상스러운 것

2. 여러 가지 것


별거 아닌 것들 별것들을 다 겪다가 별것 아닌 삶을 이어가도록 그리고 난 별거 아닌 것들을 적어나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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