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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루뫼 Dec 15. 2020

[스타트업 코칭일기] 진짜 예비창업가와 가짜 예비창업가

진짜 예비창업가와 가짜 예비창업가의 차이는?

무엇인가를 가짜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사실 참 부담이 되는 일입니다. 누군가를 가짜라고 말하려면 내가 진짜던가 아니면 진짜를 구별할만큼의 전문가야 하니까요. 하지만 누구나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는 법이니 그동안 신사업으로 회사를 몇개 설립해본 경험 그리고 요 몇년 예비창업가를 육성한 경험으로 그 중 하나를 꼽아본다면 "절실함" 이 아닐까 합니다. 이건 남녀의 성별이냐 혹은 연령의 차이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마음가짐의 문제지요. 차라리 대학생들이나 대학교를 졸업한 무직인 분들은 "절실함"이 있습니다. 내가 취업이든 창업이든 내 인생을 걸고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는 마음이요 그 "무엇"을 찾고 싶다는 절실함이 있습니다. 그런데 직장을 잘 다니고 있고 그 직장을 그만둘 생각이 없는 분들이 정부지원사업에 선정되는 경우에도 그런 "절실함"이 있을까요? 물론 다들 전무님에게 깨지고 "에잇 때려치고 창업이나 할까보다" 라고 말한 경험은 있겠지요. 하지만 아시죠? 창업이 훨씬 더 어렵다는 것을? "미생" 의 명대사 기억하시죠? "회사가 전쟁터라고? 회사밖은 지옥이야"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중에서 만약 예비창업가 평가를 들어가시게 되었는데 회사를 잘 다니고 있거나, 건물주이거나, 풍요한 연금을 받고 있는 예비창업가를 만나면 이 질문은 꼭 해주세요 "어떻게 언제 아이템에 전념하실건가요?" 물론 우리 모두 알고 있지요 발표평가에서 아무리 그 분들이 절실하다고 말해도, 정부지원사업에 선정되면 진짜 퇴사하고 창업할거라고 말할지라도, 사실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는 것을...

사실 5년~6년전쯤에는 반대로 생각했습니다. 절실하지 않은 10명의 예비창업가가 있어도 하다보면 재미가 있고, 하다보면 진지하게 임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발전해서 그 중 대박도 나오고 중박도 나올테니 일단 BM 자체 성공가능성만 있다면 10명을 다 지원해야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년을 겪어보니 이제는 마음이 바뀌어서 "전념" 하지 않으실 분들은 죄송하지만 아예 탈락시키는 것이 맞지 않나 싶습니다. 그 이유는 어차피 창업에 진지한 직장인분들은 지원사업에 선정되냐마냐에 따라 퇴사를 결정하지 않습니다. 하실분들은 어차피 퇴사합니다. 게다가 설령 내가 생각했던 아이템이 실패할지라도 최소 그 1년은 정말 진실되고 진지해야하는데 퇴사할 생각이 없는 "직장인"들이나 풍요한 은퇴자들은 누군가의 기회를 제치고 선정되었는데도 대체로 그 무게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더군요. 굳이 비유하자면 내가 잘나서 선발된거니 내 돈 내놔~ 이런 느낌?


하여간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아도 진심으로 전념할 생각이 없는 분들의 창업은 정부세금으로 어른 장난감 사주는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 5천만원짜리 창업장난감~ 만들고 나면 팔리지 않는 제품 혹은 만들고 났는데 가입하지 않는 플랫폼이 되버립니다. 그나마 진짜 사업하시는 분들은 왜 사람들이 안오지? 고민하고 개선하고 다시 도전하는데 취미삼아 하시는 분들은 그냥 그걸로 끝~


5천만원씩 10명이면 5억원.... 누구의 돈으로? 여러분의 세금으로....게다가 최근 3~4년 매년 스타트업 관련 예산이 많아지면서 한 팀당 지원하는 사업화자금은 비슷한데 더 많은 팀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10팀 20팀 40팀 80팀....10팀에게 5천만원을 나눠주느니 차라리 될성 싶은 스타트업에 5억을 몰아주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도 싶습니다. 하지만 예산의 성과가 몇개의 예비창업가를 육성했는가 그 숫자로 평가되기에 당분간 그럴일은 없을듯 합니다. 예산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더 많은 예비창업가가 필요합니다. 서울역 앞 노숙자라도 불러서 지원시켜서 예산을 집행해야 합니다. 질이 아니라 양으로 성과를 측정해야 하니까요


절실한 사람은 자만하지 않습니다. 절실한 사람은 거만하지 않습니다. 물론 절실하다는 단어가 비굴하다는 단어와 같은 의미로 쓰이면 안되겠지요. 멘토링도 귀찮고, 교육도 받기 싫고, 하여간 뭔가 서류 요청오는 것도 바쁜데 스트레스 받는다는 어느 예비창업가와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그 분에게 밀려 탈락한 분들이 생각나서 울컥하더군요. 비록 아이템의 펜시함은 부족했지만 현실성이나 진실함은 넘쳐났던...

대표님? 그렇게 귀찮은데 왜 창업한다고 지원사업은 신청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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