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저를 앞서가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할 것인가, 과정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중요한 시점.

by 어른돌

시작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후회가 밀려오는 요즘이다. 뿌리를 잘못 내린 것 같다는 대충의 뜻과 일맥상통한다. 공부를 하고 시험 준비를 하고 등록금을 내고 재수를 하고 인턴십을 하고 모든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따낸 일자리도 누군가는 쉽게 가져간다. 결과론적으로 보면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 당시엔 모든 것들을 즐기면서 했다고 하고 내 곁엔 사람들이 남았노라고, 그렇기에 난 가진 것이 없어도 괜찮다고 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 끊임없이 싹트는 씨앗이 분명 있다. 그건 바로 '편견'과 '고정관념', 그리고 '시샘'.




"실력으로 치고 올라가 그게 기본이니까"


지금은 없지만, 내가 회사에서 가장 싫어했던 사람이 나에게 해준 말이다. 생각해보면 저게 맞는 워딩일지도 모른다. 나는 경쟁사회에서 조금 더 우위에 서기 위해 다니던 대학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반수생의 길을 택했고, 결국 남들보다 1년 늦은 시작을 했다. 결과론적으로 스무 살 무렵의 그 '1년 차이'를 나는 좁히지 못했다. 실력이 없었으니까. 아니, 노력을 안 했으니까. 그때의 1년 차이가 어느 순간 3년으로, 지금은 최소 5년 이상 벌어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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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려보니 인생에서 당연히 배제했던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이 달리고 있었다. 어떤 이들은 저 멀리 앞에 가 있었다. 나는 그들을 무시하면 안 됐었다. 난 그들이 옆에 있는 것을 보면서도 안심했다. 단순 편견과 고정관념으로 언제까지나 뒤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얼마만큼의 가속도로 날 쫓아오는지는 전혀 체크하지 못했다. 실력과 소득 수준 모두에서 치고 올라가는 사람은 나보다 공부를 잘했던 친구들이 아니라, 학창 시절 내가 평균 85점을 받았을 때 평균 70점대를 기웃기웃거리던 녀석들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아님으로 밝혀졌을 때 느껴지는 좌절감은 상당하다. 그리고 그 좌절감의 원인은 대개 '타인과의 비교'다. 그런데 나는 그들의 '과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가지지 못했던 것들을 가지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했던 20년 전의 그 노력, 그때 이룬 성취의 맛에 취해 그다음엔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는지. 내 생각의 판을 딱 그 정도에서 닫은 건 아니었는지. 오늘 밤엔 내가 앞으로 뭘 해야 좋을지,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지에 대한 고민에 빠져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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