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은 '관찰'에 대한 비판

by 어른돌

인터넷 상에서 한정된 정보만 얻을 수 있었던 고등학생 시절, 웹상에 올려져 있는 외국의 풍경사진을 저장해 컴퓨터 바탕화면에 깔아놓고 사진 속 하나하나의 움직임까지 관찰하던 때가 있었다. 내가 주로 보았던 사진은 캐나다 쪽에서 촬영한 나이아가라 폭포 야경. 화면 중앙엔 사진 전체를 압도하는 폭포의 물줄기가 있었고 그 옆으로 금방이라도 폭포 속에 빠질 것 같은 건물 한 채, 그 앞으로는 불빛을 내며 지나가는 차들의 궤적이 있었다. 당시 난 유행하던 팝송을 모아놓은 NOW, MAX 등의 테이프를 들으며 사진 속 가보지 못한 세계에 대해 동경하는 것이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디지털 사회가 되고 정보가 많아지면서 이런 재미가 싹 사라졌다. 과거에 이런 정보를 제공하는 자들이 '사진작가' '기자' 등 특정 직업군에 한정됐었다면, 이젠 그 제공자의 범위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전 세계인'으로 확대됐다. 정보는 오히려 다양해졌으나 그만큼 많아졌다. 어렵게 찾아낸 한 장의 사진을 품 속에 감추고 보고 또 보고 하는 시대는 이제 갔다는 것이다.


눈앞에 펼쳐진 100장의 사진을 인스타그램 피드 사진 내리듯 쭈욱 훑어보기만 할 것인지, 아님 나에게 진짜 영감을 주는 단 한 장의 사진을 차근차근 분석할 것인지에 대한 대답은 선뜻 못하겠다. 그래도 지금처럼 얕게 보는 습관만큼은 조금씩 버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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