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위해, 내가 먼저
설 연휴 동안 가족의 나이가 서로 다른 여러 부모를 만날 수 있었다.
태어난 지 8개월된 첫 아이와 합을 맞춰가는 처제부부.
2달 후 태어날 둘째 딸을 기다리며, 7살 첫딸의 적응을 걱정하는 사촌동생 부부.
삶의 시간이 조금씩 다르지만 부모의 고민은 항상 아이들에 대한 일이다.
조금 먼저 길을 걸어보았다는 이유로 동생부부들은 부모됨의 고민을 우리에게 털어놓았다.
처제는 아이가 밝게 웃을 수 있게 애썼다고 했다.
평소에도 밝고 에너지 넘치는 처제다운 행동이다.
하지만 노력이 넘치다보니 스스로 지치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이제는 편안한 안정감을 주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고 했다.
듣고보니 옳은 말이다.
돌도 지나지 않은 아이를 돌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초보 부모는 아이의 칭얼거림만으로
배가 고픈지, 졸린지, 몸이 아픈지 스무고개하듯 답을 찾아야 한다.
아이가 순하다 하여 돌봄에 필요한 노력이 덜 할 리가 없다.
부모를 위해서든 아이를 위해서든
감정이 널을 뛰는 것 보다는 잔잔하고 편안한 편이 훨씬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출산을 앞둔 제수씨는 신경쓰이는 일이 많다.
7년을 외동으로 자란 첫째 딸.
둘째가 태어나는 것 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클텐데
그 동안 다니던 어린이집과 체육관을 옮겨야 한다.
아이가 두배로 힘들어할까 걱정이라며 속마음을 꺼내 놓는다.
애쓴다 하여 피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2달 후면 둘째가 태어날거고, 첫째 어린이집도 3월 전에는 옮겨야 하니 말이다.
이미 답이 정해져 있다는 것을 사촌동생 부부도 알고 있었다.
그저 아이를 믿고, 한 발 씩 앞으로 나서보는 수 밖에 없다.
이미 누구보다 훌륭히 역할을 해내고 있으면서도 부모는 항상 걱정을 한다.
내가 잘 하고 있는지. 이게 아이를 위한 것인지.
주변을 둘러보면 다들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데 내 마음만 갈대같이 흔들린다.
동생들이 보기에 어땠을지 모르지만 나도 마찬가지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가 곁에있는 갈대를 보고선 "흔들리지 말거라~" 하는 격이다.
다만 흔들리는 갈대인 나에게도 절대 흔들리지 않는 한가지가 있기는 하다.
바로 부모의 행복, 부모의 사랑이다.
나는 무엇보다 "부모가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잘 해내고 있는 동생 부부들을 보며 나는 어떤가 돌아보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여전히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지만 오늘 하루도 더 행복하기 위해 애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