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싫어

D+2288 둘째

by 바다별

둘째가 어린이 집에서 성격검사지를 받아왔다.


설문지를 작성하면 결과가 나오는 방식인가 싶어서 둘째에게 물어봤더니 손가락만 찍었단다.

그제야 표지에 큼직하게 찍힌 지문모양 로고가 보인다. 흘려 쓴 글자체로 핑거프린트라고도 적혀있다. 지문만으로 성격유형을 확인하는 검사인가보다.


큼직~하게 찍혀있는 지문로고


"이 쪽 손인가? 엄지손가락만 찍었어~"

손가락 하나만 찍어서 성격을 검사한다니 미심쩍었지만 결과지는 제법 꼼꼼하게 적혀 있었다.


그 중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이 하나 있었는데 거절을 잘 못한다는 내용이었다.

지나친 배려로 결정력이 부족할 수도 있으며 직접적인 거절이 어려운 유형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기존쎄 누나가 있어서일까? 둘째는 싫다는 말을 유난히 못해서 늘 연습을 시킨다.

어린이집 선생님은 '친구들한테 양보를 잘 하는 편'이라 하지만 실상은 싫다는 말을 못해서 그냥 내주는 편에 가깝다.


"싫은건 싫다고 말할 수 있어야해. 잘못하는거 아니니까 자신있게 말해봐"

꾸준히 알려줬기 때문인지 요즘은 전보다 나아져서 누나랑 놀 때도 싫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누나, 그건 누나만 재미있는 거잖아. 나는 싫어.

둘째가 싫다고 말하면 첫째는 황급히 둘째가 좋아할 만한 새로운 제안을 내놓는다.

둘은 그렇게 서로 만족할 수 있는 방향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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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가 책을 읽어 주는 건 싫어하는 법이 없다;



아이들에게는 잘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지만 나도 싫다는 말을 잘 못해서 마음고생 하는 경우가 많다. 나만 그렇겠는가. 거절이 쉬운 사람이 누가 있을까. 하지만 잘 살아가려면 '싫다는 말'쯤은 자신있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잘 거절할 줄 알아야 '가장 소중한 나'를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