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무안군 몽탄면 두암식당
최근 서울에서 가장 핫한 육식당 중 하나는 전참시에서 이영자 님이 소개한 짚불구이가 특색인 몽탄이라는 곳이다. 상호명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글자의 조합인 데다가 먹는 것에 관심 있는 미식가들조차 그것이 <전라남도 무안군 몽탄면>에서 차용했다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무안군 몽탄면에는 볏짚으로 고기를 구워내는 걸출한 식당이 몇 곳 있는데, 지역민들에게 사랑받는 <사창짚불구이>와 무안 맛집으로 방송 이력 최다 챔피언인 <두암식당>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두암식당은 업력 70여 년을 목전에 둔 노포로 몽탄면 사창리라는 시골 마을에서 3대째 가업을 이어내려오고 있다.
짚불로 돼지고기를 구워내는 방식은 순간적인 고온으로 볏짚향을 고기에 스며들게 하여 미각과 후각을 동시 만족시킬 수 있는 레시피인데 관건은 직화 방식이다 보니 “탄내”가 아닌 “짚불향”을 입혀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농촌 마을에서 자란 내 입장에선 유년 시절 불쏘시개로 사용하던 볏짚보다 향이 약했던 데다 고기가 얇다는 점은 못내 아쉽다. 보통 순간 고온으로 고기를 구우려면 두께를 얇게 하는 것이 정석이긴 하다. 자칫 두껍게 썰어 구웠다간 겉은 타고 속은 안 익을 테니..
그래도 이 지역 사람들이 “기장”이라 부르는 <칠게장>을 소스 삼아 먹는 쌈은 다른 지역에선 맛보지 못하는 별미가 틀림없다. 무안 지역에선 특산품인 양파를 김치로 담그는데 고기와의 조합이 썩 좋다.
# 추가잡설
이 식당을 경험하고 나서 문득 든 생각은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인가?!”였다.
돈육시장의 최신 키워드를 짚어보면 숙성육과 이베리코, 특수부위 정도인데, 이는 모두 “식감” 즉 “미각”과 관련한 단어들이다. 여기에 최근 사랑받고 있는 몽탄의 짚불구이 방식은 식감에 “훈향”을 더해 “후각”을 공략하는 영리함을 더했다.
벌써 70여 년 가까이 시골마을에서 이런 방식으로 고기를 구워내 상업화했다는 것은 여러 생각이 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