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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오찬 Jun 10. 2021

부산의 익숙한 듯 낯선 음식, 백반정식

부산시 동구 수정동 명성횟집

어느 지역의 음식문화를 들여다보는 가장 좋은 방법  하나는 서민 식당에서 <백반> 먹어보는 것이다.  경작 문화권인 한반도의 주식은 쌀밥이고, 쌀밥은 손쉽게 구할  있는 해당 지역의 제철 식재료로 만든 반찬과 어우러질  비로소 완벽해진다.

흰 쌀밥과 함께 먹는 부산만의 백반정식 (만두, 오뎅, 회, 수육백반)

부산에는 다른 지역에선 찾아보기 힘든 백반 메뉴가 있는데, 바로 만두백반과 오뎅백반, 회백반, 수육백반이다. 분명 다른 지역에서도 어렵지 않게 먹을  있는 음식이건만 <백반>이라는 이름을 붙여 영업을 하는 식당을  적이 없는 듯하다.

부산시 동구에 자리한  집은 1968 개업한 노포로 상호만 보자면 평범한 횟집 같지만, 정작  집을 유명하게 만든 메뉴는 바로 <오뎅백반>이다.

심지어  식당 한편엔 1980년대 일식집에서 유행했던 하얀 타일 기둥에 나무판을 얹은 다찌가 있어 <50 노포> 아우라가 넘쳐흐른다.

메뉴명에 담긴 음식의 Identity 자체가 혼자 식사가 가능한 백반이다 보니 오뎅백반과 회백반을 각각 1인분씩 주문하여 다채롭게 경험할  있었다.

부산은 대한민국 해양 수도답게 탕국에도 어묵을 넣는다고 하는데, 오뎅백반의 국물은 어딘지 모르게 다시마를 넣고 끓여낸 소고기 뭇국을 연성시킨다. 다른 지역의 어묵 전골과는 비할  없이 화려한 색감과 다양한 재료가 듬뿍 들어가 있다. 들어간 재료만 해도 삶은 달걀, 어묵 3, 유부주머니와 두부, 스지, 소라살, 곤약과 , 미역  다양한 반찬과 함께 제공되는 8 원짜리 오뎅이라기엔 너무나도 황송하다. 인심 후한 식당답게 주인장이 계속 테이블을 봐주시며 국물을 리필해주신다.

부산의 회백반은 대부분 다시마로 회를 숙성시켜 썰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역시 13천 원이라기엔 황송할 정도로 광어와 밀치회가 넉넉하게 접시에 담겨 나오고, 후추향이 강하긴 해도 계속 떠먹게 되는 매운탕이 함께 제공된다.




# 추가잡설

대부분 우리는 일본어로는 오뎅, 우리 말로는 어묵이라고 알고 있는데, 실제 생선살을 으깨 만든 음식인 어묵의 일본어는 <가마보코>이다.

오뎅은 우리말로 하면 <어묵탕>으로 어묵과 계란, 무, 유부와 스지 등이 들어간 국물 요리를 의미한다.

따라서 <오뎅탕>이라고 하면 <역전앞>처럼 동일 의미가 중복이 된 잘못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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