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구 창경궁로 62-29, 「우래옥」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 상표권을 보유했으며, 최고로 오래된 평양냉면집이자 최고로 인기 있는 식당 중 하나이고, 사시사철 오픈런을 해도 대기를 해야 하는 식당이 있다. 바로 을지로에 위치한 「우래옥」이다.
「우래옥」의 전신은 평양에서 「명월관」이란 식당을 운영하던 장원일, 나 정일 부부가 광복 직후 남하하여 1946년경 서울에 문을 연 「서북관」이다. 한국전쟁 때 피난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열었다 하여 「우래옥(又來屋)」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대부분의 이북 냉면집들이 한국전쟁 이후 남한에서 개업한 것에 반해 이 집은 광복 직후 문을 연 「서북관」으로부터 역사가 시작되니 현존하는 최고(最古) 업력을 지닌 평양냉면 식당이다. 실제 특허청에서도 최장수 식 당 상표권은 1969년 등록한 「우래옥」이라 발표한 바 있다. 서울 평양냉면의 계보는 크게 소와 돼지고기를 섞은 육수가 무미할 정 도로 슴슴하지만 먹을수록 특유의 감칠맛이 올라오는 데다 육수에 파와 고 운 고춧가루가 뿌려진 의정부 계열과 의정부 계열과 비슷하지만 좀 더 간 이 있고 면의 식감이 까슬까슬한 장충동 계열, 그리고 한우 암소로 뽑아낸 진한 감칠맛의 「우래옥」 계열로 나눌 수 있다.
평양냉면은 양념과 조미료에 좌우되는 음식이 아니다 보니 맵거나 달 고, 시고, 짠맛이 일체 배제된 슴슴한 절제미가 강조되는 음식이다. 그러나 오히려 그 맛이 슴슴하기에 은은하게 치고 올라오는 메밀 향, 채 로 썰어 낸 배에서 올라오는 달큰함, 맑은 육수를 들이켜고 난 후 올라오는 육향 등이 하나하나 제대로 느껴진다. 「우래옥」은 오로지 한우로만 육수를 내기에 시중의 다른 평양냉면보다 육수의 향이 진하기로 유명하다. 맛이 좀 밋밋하다 하여 평양냉면을 멀리 하는 이들에겐 ‘평냉 입문 식당’으로 추천할 만하다.
「우래옥」 본점에는 단골들만 주문하는 비밀 메뉴가 있으니 이북의 여름 별미인 ‘김치말이’다. 보통 김치말이라 하면 붉은 김칫국물로 말아 낸 하얀 소면을 떠올리기 쉬우나, 원형에 가장 가깝게 재현한 이곳의 김치말이는 밥이 말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