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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오찬 Aug 26. 2024

평양냉면 역사의 산 증인, 우래옥

서울시 중구 창경궁로 62-29, 「우래옥」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 상표권을 보유했으며, 최고로 오래된 평양냉면집이자 최고로 인기 있는 식당 중 하나이고, 사시사철 오픈런을 해도 대기를 해야 하는 식당이 있다. 바로 을지로에 위치한 「우래옥」이다.

미슐랭 레스토랑이자 현존 최고 업력의 평양냉면집, 우래옥

「우래옥」의 전신은 평양에서 「명월관」이란 식당을 운영하던 장원일, 나 정일 부부가 광복 직후 남하하여 1946년경 서울에 문을 연 「서북관」이다. 한국전쟁 때 피난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열었다 하여 「우래옥(又來屋)」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우래옥의 평양냉면

대부분의 이북 냉면집들이 한국전쟁 이후 남한에서 개업한 것에 반해 이 집은 광복 직후 문을 연 「서북관」으로부터 역사가 시작되니 현존하는 최고(最古) 업력을 지닌 평양냉면 식당이다. 실제 특허청에서도 최장수 식 당 상표권은 1969년 등록한 「우래옥」이라 발표한 바 있다. 서울 평양냉면의 계보는 크게 소와 돼지고기를 섞은 육수가 무미할 정 도로 슴슴하지만 먹을수록 특유의 감칠맛이 올라오는 데다 육수에 파와 고 운 고춧가루가 뿌려진 의정부 계열과 의정부 계열과 비슷하지만 좀 더 간 이 있고 면의 식감이 까슬까슬한 장충동 계열, 그리고 한우 암소로 뽑아낸 진한 감칠맛의 「우래옥」 계열로 나눌 수 있다.


평양냉면은 양념과 조미료에 좌우되는 음식이 아니다 보니 맵거나 달 고, 시고, 짠맛이 일체 배제된 슴슴한 절제미가 강조되는 음식이다. 그러나 오히려 그 맛이 슴슴하기에 은은하게 치고 올라오는 메밀 향, 채 로 썰어 낸 배에서 올라오는 달큰함, 맑은 육수를 들이켜고 난 후 올라오는 육향 등이 하나하나 제대로 느껴진다. 「우래옥」은 오로지 한우로만 육수를 내기에 시중의 다른 평양냉면보다 육수의 향이 진하기로 유명하다. 맛이 좀 밋밋하다 하여 평양냉면을 멀리 하는 이들에겐 ‘평냉 입문 식당’으로 추천할 만하다.

우래옥의 히든 메뉴, 김치말이 냉면

「우래옥」 본점에는 단골들만 주문하는 비밀 메뉴가 있으니 이북의 여름 별미인 ‘김치말이’다. 보통 김치말이라 하면 붉은 김칫국물로 말아 낸 하얀 소면을 떠올리기 쉬우나, 원형에 가장 가깝게 재현한 이곳의 김치말이는 밥이 말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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