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와의 관계는 그럼에도 특별했다.
K가 공식적으로 밖으로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기 위해서
끊임없이 우리는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만 했다.
함께, 라서 더 잘할 수 있었던 일들.
과도한 생산성이 발휘되었고,
연구, 출판, 강의, 방송..포상.. 그리고 또 뭐가 있었더라.
약간의 용돈도 생겼는데 그런 돈은 함께 먹고, 다니는 비용으로 조금씩 감당했다.
K가 할 수 있는 최대한, 최선이었다.
아빠와 남편을 잠시 내려놓고 나와있기 위한 것들.
재미있었고, 뿌듯했고, 그 시기나 나이에 이룰 수 없었던 것들에
스스로도 놀라왔다.
그러나.
능력이 더 많아지는 데 대한 기쁨은
넘쳐나는 일의 양에 점점 압도되었고
거기에 석사과정도 함께 병행하는 나는
배움의 기쁨을 느낄 새도 없이 지쳐가고 있었다.
에너지 고갈로 피폐해진 나머지
석사과정을 마치며 논문을 쓸 무렵에는 눈에 띄게 날카로워졌다.
친구들이 걱정할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