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결혼

by 하나

그의 삶도 오랫동안 고단했다. 20살도 채 안 된, 군도 마치지 않은 이가, 감히 결혼을 하고자 할 때는 이미 자신의 고단한 운명에 대고 숱한 원망을 마친 이후였다. 집과 가족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막연한 답답함은 엉뚱한 방향으로 터져나가고 있었다. 도피처럼 무작정 떠났던 섬 여행에서 우연히 G를 알게 되었고, 이후 우체통 속의 편지와 우체부를 기다리는 기간이 몇 개월 흘러갔다. 결혼 이야기를 꺼내 기어코 G가 육지에 오게 하였으며, 그는 G와의 결혼을 놓고 애를 썼다. 터무니없는 결혼 선언에 그의 부모들이 극심하게 반대를 했을 테지만, 그는 자신의 부모 앞에서 칼을 꺼내들고, 결혼시켜주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죽어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실제로 그 둘이 만나는 세 번째 자리는 그가 다시 섬을 찾았던 날이었다. 그는 처음부터 G가 4살이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었지만, 굳이 밝혀 이야기하지 않았다. G가 재차 물었을 때, 우리 나이를 합쳐 반으로 나누자고만 했다. 나이대로 보이지 않는 G의 순진함이 좋았고, 그만 바라보는 누군가의 세상이 열린다는 자신감으로 G의 부모님을 설득했다. 단 세 번의 만남으로 결혼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을 두고 '열렬한 사랑'의 증거라고 누군가는 이야기할 테고, 누군가는 팔자에 있었다고 할테고, 또 누군가는 소설이라고 이야기 했을지도 모른다. 그는 자신을 향해 열린 새로운 세상을 향해 그저 뚜벅뚜벅, 헤쳐나갈 자신이 있었다. 그마저도 젊은 패기, 헛된 감정의 부추김이었다고 할 지라도 말이다. 아니, 그는 당시에 몰랐을 테지만, G가 더 살아온 나이만큼, 고단한 그의 어린시절, 유년기까지도 어루만져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을 것이다.


상견례도 건너뛴 결혼식 전날 밤, 그는 하마터면 미래를 약속할 뻔 했던 다른 여자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그의 어미가 G와는 궁합이 맞지 않다고 여러 번 뇌아리는 것을 귀 뒤로 넘겨버렸다. 둘째 딸을 육지로 시집보내기 위해 섬에서 올라온 G의 아버지는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G에게 중단하라고 했다. G는 오기가 났다. 시집이 어떤 곳인지는 모르겠으나 누구보다 잘 살아보이겠노라고, 섬을 나왔을 때는 부모를 못보고 살게 될 정도의 각오도 없었겠냐고 아버지의 손을 부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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