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PURPOSE
설날 연휴 기간 동안 영화를 2편 보게 되었습니다. 메이저급 영화이고 대중적으로도 흥행했던 두 편의 한국 영화입니다.
⌜밀수⌟ 와 ⌜서울의 봄⌟
영화 관련 프로그램에서 ⌜밀수⌟의 영화 음악을 장기하 씨가 맡아서 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래서인지 영화 내내 음악이 귀에 쏙쏙 들어왔습니다. 70년대 배경인 영화인만큼 당시를 대표하는 펑크 Funk 요소들이 가미된 음악들이 영화에 잘 녹아든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서울의 봄⌟은 사실 보기가 좀 두려웠기에 미뤄두고 있었던 영화입니다. 제가 20세 언저리에 겪었던 국가적 상황이 이 영화의 주제였고, 그 여파로 순탄하지만은 않은 대학 생활을 보냈었기 때문입니다.
그 진리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경험을 굳이 다시 해야 할까 하는 두려움?
영화를 보고 난 후 그 두려웠던 마음은 불편함으로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영화적 완성도와 시대적 이해도가 높은 영화였기에 더욱 불편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한 줄 평을 해볼까요? 아내의 영화 평을 조금 차용했습니다.
영화 말미 전두광 (황정민)의 대사가 기억에 남습니다.
인간은 명령 내리기를 좋아하는 것 같지만, 인간이라는 동물은 강력한 누군가가 자기를 리드해 주기를 바란다.
이 대사를 들으면서 수긍이 많이 되었습니다. 모든 영화에서 히어로가 미치는 영향력이 큰 것이 당연하지만, 종종 악당이 내뱉는 말에 동의가 되고 더 큰 힘이 실릴 때도 있습니다.
전두광의 대사처럼 인간은 스스로 주도하는 삶을 원하는 것 같지만, 오히려 무엇인가가 자신의 삶을 강력하게 이끌어 주기를 바라는 존재라는 것에 깊게 공감이 되었습니다.
이 상반되는 두 개념은 하나로 엮일 수 있습니다.
인간은 자신을 강력하게 리드해 주는 동력을 찾아냈을 때 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다.
그 동력은 '삶의 목적'입니다. 목적성의 동력이 주도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마지막까지 뜻을 굽히지 않았던 이태신(정우성)의 삶처럼, 삶의 목적이 명확하다 해도 삶의 목적 자체가 도전을 받고 시험대에 올려지는 순간은 반드시 온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 순간은 삶의 목적에 대한 진검승부의 순간입니다. 문제와 어려움에 반응하고 대처하는 나의 모습을 통해 내 삶의 목적이 진실한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삶의 목적에 대한 진실한 믿음이 있어야 그 위기의 상황에 매몰되지 않고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상황을 극복하게 되면 나의 삶의 목적은 더 완전해지고 삶의 목적에 대한 확신은 더 강해집니다.
그래서, 이태신은 죽음 앞에서도 이렇게 말할 수 있었습니다.
"쏠 거면 빨리 쏴, 나 시간 없다."
수도경비사령관이라는 타이틀. 그 타이틀에 걸맞은 수도 서울을 지켜야 한다는 삶의 목적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이태신은 두려움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저에게 되묻게 되는 질문입니다.
"인생의 진검승부 상황에서 나의 동력이 되어 줄 삶의 목적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나에게는 있는가?"
삶의 목적이 나를 강력하게 리드할 때 오히려 나는 주도적이 될 수 있습니다. 아침마다 삶의 목적에 대한 믿음으로 인해 설렘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