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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경만 Aug 06. 2018

신화를 쓰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스토리를 보다

매월 4주차 금요일이 되면 약 700명이나 되는 경영자와 임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교류를 하고 트렌드와 이슈를 배운다. 모이는 시간은 오전 6시 30분. 무거운 몸을 겨우 일으켜 세워 출근을 준비하는 시간에 어떤 이들은 이미 하루를 시작하며 앞 서갈 준비를 한다.


최고경영자조찬회.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활성화되고 계속 규모가 커지고 있는 CEO 조찬 포럼. 나는 이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을 해왔다. 처음에는 행사를 운영하기에 바빠 오시는 분들을 자세히 관찰하지는 못했다. 각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인데,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그분들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면서 지내온 것이다.


한 때는 그들을 다른 영역의 사람들이라 생각하며, 나의 삶과 연결시킨다는 것은 무의미하다 푸념하곤 했다.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볼수록 그들도 나와 같이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가족이나 건강에 대해 걱정하며,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불안해 함은 매한가지였다.


KMA 최고경영자조찬회 전경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다른 사람과 확연하게 구분되는 철학이 있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남다른 특성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별로 없다. 삶에서 체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습관을 만들고, 그 습관이 축적되면서 세상을 보는 관점을 가진다. 그리고 관점에 따라 실행하면서 성공 경험을 쌓으면 비로도 자신만의 철학을 정립한다는 것이다. 즉, 성공한 사람의 철학은 작은 습관에서부터 시작해 경험을 쌓으면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어떤 창업가는 '남들보다 반보 앞서 생각하고 행동하자'는 모토를 가지고 산다. 트렌드를 아주 앞서 가지도 않고, 전혀 새로운 영역에 투자도 하지 않는다. 시대의 흐름을 냉철하게 파악하되, 딱 반보 앞서 행동함으로써 트렌드를 선도하면서 성공확률을 높인다. 이러한 철학과 실천은 작은 상점을 운영할 때 몸에 밴 습관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조금 먼저 상점을 열고, 조금 먼저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준비하면서 성공한 경험이 이젠 거대 기업을 운영할 때의 철학으로 확대된 것이다.


또 다른 경영자는 '본질과 맥락을 생각하자'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제한된 시간과 공간 속에서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하고 집중해야 한다. 주변 경쟁자들을 생각하면 당연히 해야 하는 활동들도 업의 본질에서 맞지 않다면 과감하게 제거하고, 고객과의 소통을 할 때는 본질과 연결될 수 있는 맥락을 놓치지 않게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IT기업의 CEO인 그는 실무자였을 때부터 기존에 해왔던 방식대로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 많은 비효율을 만들고 성과지향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경험하고, 오로지 본질과 맥락에 집중하여 의사결정을 하는 습관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신화를 써 내려가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스토리가 있다. 어느 누구도 결과를 가지고 태어나진 않는다. 신화학 작가이자 교수인 조지프 캠벨은 자신의 저서 '신화와 인생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인간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영웅으로 걸어가는 길과 같다.

 시간의 세계에서 모든 사람은 단 한 번의 삶을 살기 때문에 자기 자신 안에서 비밀을 찾아야 한다"



다시 성공한 사람들을 바라본다. 그들은 자신만의 신화를 쓰고 있다. 그리고 그 신화는 결과가 아니라 여정으로 주어진 인생 앞에서 성공의 비밀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다시 시간을 자신에게로 돌려보자. 나에게는 어떤 습관이 있으며, 어떤 스토리가 있는가. 당장 영웅이 되려 하기보다 영웅으로 걸어가는 길을 생각해야 한다. 단순히 머리 속으로 그리기보다 직접 글로 써 보면 더 명확해진다. 하루하루 경험했던 삶에서 작은 성공을 이루었다면 그 이유를 찾아보자. 이유를 습관으로 만들고, 습관을 원칙으로 만들면서 삶을 복기해 보자. 성공에 대한 기준은 모두 다르겠지만, 성공을 향해 가는 길은 스토리가 되고 자신만의 신화가 되어갈 것이다. 


일기는 가장 좋은 도구이다. 첫걸음부터 인생의 결과를 그려낼 수 없지만 자신의 기준을 세우는 과정을 추적하면서 가능성의 지도를 그려 갈 수 있다. 오늘부터 하루를 복귀하면서 성공 요인을 찾고 습관을 만들면서 자신만의 스토리를 써보는 것은 어떨까. 시간이 흘러 다시 일기장을 펼쳐 보았을 때의 희열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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