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 is New Normal
지난 2019년 12월, 국제앰네스티는 22개국에서 Z세대 1만명을 대상으로 인류의 미래라는 설문조사를 하였습니다. 우리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었는데요. 인류의 미래들은 무엇을 고민하고 있고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할까요?
데이터를 보시면 연두색 그래프가 한국이고, 흰색 그래프가 세계 응답자 입니다. 전세계가 직면한 23가지 과제 중 최대 5개를 선정하라는 질문에서 응답자의 41%는 기후변화를 꼽았고, 오염은 36%이었습니다. 가장 심각한 과제를 환경오염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죠. Z세대는 기존 세대와는 다르게 환경문제를 소수의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문제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가 MZ세대에게 확실히 대표적인 위기로 인식되고 있음을 우리는 반드시 인지해야 합니다. 물론 우리나라는 사회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여 경제 불안정, 소득 불평등, 부패 등이 주요 해결과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가장 중요한 환경 문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세계적으로는 지구 온난화가 가장 큰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고, 우리나라는 미세먼지와 같이 생활에 직결되는 문제인 대기오염을 가장 큰 문제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문제의 인식은 바로 나를 기준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상에 집중되어 있음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시간을 빨리 감기 시작하였습니다. 변화의 흐름을 크게 3무(無)로 정리를 하였습니다. 무인, 무선, 그리고 무해 인데요. 무인은 AI와 loT기반 무인시스템으로 유통산업을 급격하게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제조 기업도 이러한 변화 흐름에 맞춰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고, 이를 쫓아가지 못하는 기업은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무선은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가져왔고, 리모트 서비스나 홈이코노미가 급성장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무인과 무선에 관련된 사항은 기술과 관련된 이슈라면 무해는 문화의 관점에서 변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코로나19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환경 파괴와 기후 온난화의 영향으로 시작되었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나오고 있고, 대기오염이나 날씨의 이상현상은 바로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는 친환경 소비와 생활 패턴 변화를 가져 오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우리는 환경오염보다 경제 불안정을 우선했지만, 2020년 이후에는 세계적 관점처럼 환경에 대한 관심사가 급격히 높아질 것이라 예상됩니다. 우리의 생존에 관련된 심각한 문제이고 이를 인식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죠.
변화는 우리 주변을 둘러싼 삶의 양식에서 부터 시작됩니다. 처음에는 작아 보이지만 이것이 하나의 흐름이 되면 문화가 되고 기준이 됩니다. 음식과 관련해서는 비거니즘이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의복은 환경 친화적인 소비를 에코시크라 불리우면서 관점이 변화하고 있고 주거공간은 미니멀 라이프와 제로 웨이스트가 화두 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의식주에 관련한 환경 친화적인 움직임은 과거에서부터 존재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MZ세대는 명분에 대한 무게감은 가볍게 가져 가고 행동은 트렌디하게 실천한다는 것입니다. 이 흐름을 따라 갈 수 있는가가 가까운 미래에 기업의 핵심 역량이 되지 않을까요?
먼저 음식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환경과 공존하는 방식으로 2030세대들이 '비건'을 택하고 있습니다. 비건주의자들은 음식, 화장품, 패션 등 모든 라이프스타일을 비건화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이를 겨냥한 상품과 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핵심은 기존에 소비자가 느끼는 편익을 유지시켜 주되, 비건에 대한 가치를 살려 주는 것에 있습니다.
지난 9월 출시된 서브웨이의 얼티밋 썹은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대체육 샌드위치 입니다. 비건 푸드이지만 맛과 식감이 진짜 불고기 같다는 후기가 많아지면서 SNS를 중심으로 이것이 바로 음식 혁명이다 라며 바이럴이 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이것을 기획상품이 아닌 온고잉 메뉴로 정착시키자며 구매를 자발적으로 촉진시키기도 합니다. 멋 있는 행동인데 맛 까지 있는 비건 푸드의 핵심 포인트는 화장품, 패션까지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치와 편익을 함께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죠.경기도 수원시는 채식주의자를 배려해서 관내 비건 식당이나 메뉴 정보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동물성 식품을 사용하지 않는 식당을 조사해서 20개 업체를 선정하였고 수원시민과 방문객에게 배포할 예정입니다. 이는 수원시의 도시 브랜딩 차원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국내에서는 비거니즘이 이제 확산되고 있지만 미국의 경우는 미리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되었죠. 채식과 건강 식품 출처를 보여주는 온라인 서비스인 HAPPY COW는 현재 식당 리뷰에서 레시피, 여행, 건강 등의 컨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확인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은 의복 문화입니다. 옷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좋은 도구이죠. 최근에는 셀럽을 중심으로 환경을 보호하며 더 나은 삶을 추구함을 표현하는 것이 스타일리쉬하다고 해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효리가 카리스마 넘치는 가죽 자켓 복장으로 출연하였는데요. 모든 자켓이 비건 가죽, 즉 동물 피부를 사용하지 않은 페이크 레더였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값싸게 느껴지는 원단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그 옷을 착용하는 사람의 가치관이 담긴 매개체로 여깁니다. 이처럼 MZ세대를 중심으로 친환경 성향을 드러내면서도 스타일리쉬한 이미지를 에코 시크라고 이야기 합니다. 친환경도 멋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죠. 맛과 멋 모두를 포기 하지 않는 비거니즘 처럼 말이죠.
이미 친환경 관련 시장이 크게 정착되어 있는 유럽에는 다양한 성공 사례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세이브더덕과 올버즈가 있습니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인 세이브더덕은 100% 애니멀 프리를 지향합니다. 거위나 오리의 털을 사용하지 않고도 뛰어난 보온성을 유지하게 하죠. 뉴질랜드 스니커즈 브랜드인 올버즈는 나무에서 추출한 섬유와 사탕수수를 가공해 만든 스티로폼 등 모든 제품에 지속 가능한 소재를 사용합니다. 이 두 브랜드의 공통점은 환경 보호에 대한 명확한 비전이 있고, 훌륭한 기능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디자인적으로도 훌륭하다는 것입니다.
세이브덕의 CEO인 니콜라스 바르지가 한 이야기가 참 와닿습니다. "환경을 중요시 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지구로의 변화를 이끄는 새로운 세대의 니즈를 충족하는 유일한 방법이라 믿는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주거공간은 미니멀리즘을 추구하고 배출되는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것이 유행이 되고 있습니다. 집이라는 공간이 소비의 축적을 위한 곳이 아니라 온전히 나 자신을 위한 장소로 여겨지면서 집의 물건을 정리하고 노하우는 공개하는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물건을 필요와 욕구로 나누어서 필요한 물건을 제외한 것들은 비움의 대상으로 보고 정리를 해 나갑니다. SNS상에서는 1일1버리기 챌린지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물건을 최소화하고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것이죠. 미니얼리즘 게임이란 의미를 가진 해시태그 MINSGAME로 검색을 하면 하루에도 수백개의 피드가 올라옵니다.
저도 인스타그램에서 MINSGAME으로 검색을 해 보았는데요. 하루에 하나씩 비우기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주거 환경이 비슷한 일본에서 이러한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무언가를 채우면서 인증하는 사람들과 무언가를 비우면서 인증하는 사람들이 함께 하는 SNS 속 모습들이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이제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가 된 환경문제는 우리의 민감도를 높여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죠. 외출할 때 텀블러를 챙기고, 소비를 할 때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지 한번 더 생각합니다. 분리수거도 이전보다 더 철저히 하고 환경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길어지고 있습니다. 환경에 대한 민감도는 일종의 긍정적인 스트레스를 발생시킵니다. 과대포장, 플라스틱, 일회용품 등을 소비할 때 이전보다 더 신경이 쓰이는 것이죠.
하지만 우리는 지금 과도기를 지나가고 있습니다. 친환경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는가 라는 질문에는 82%가 긍정적으로 답변하지만 실제 구매는 25% 수준에 그칩니다. 환경에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하는가 라는 질문에 73%가 그렇다고 답변하지만 의식적인 소비는 10% 수준입니다. 전체 소비자에서 18% 수준이 친환경 소비에 적극 옹호를 하고 있다면 46%는 아직도 크게 관심이 없습니다. 약 35%의 그린 유동층이라 불리우는 소비자들은 친환경과 함께 확실한 편익이 있을 때만 움직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크게 3가지의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소비자가 친환경에 대한 가치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친환경은 찬성하지만 가격이나 품질을 포기하면서까지 소비를 하지 않는 것이죠. 그린 유동층처럼 말이죠. 두번째로 새로운 방식에 대한 심리적 캐즘, 즉 단절이 발생함에 있습니다. 행동의 변화에는 일부 희생이나 불편함이 따라오는데 저항감이 생깁니다. 세번째로는 소비자들이 그린워싱에 지쳤기 때문입니다. 그린워싱은 녹색과 함께 세탁한다는 의미로 본질적인 친환경에 대한 철학없이 과장하고 포장하면서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그리노멀 시대에도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도 될까요? 결론은 압니다. 이유는 핵심소비계층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단기적으로 현재의 그린 유동층을 사로 잡아야 합니다. 중장기적으로는 미래 세대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친환경적인 활동을 반드시 준비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먼저 그린 유동층이 기업을 떠나는 이유 즉, 가치가 없고, 심리적 장벽이 발생하며 그린 워싱에 지친 소비자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 주어야 합니다. 그럼 사례별로 그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그린 이상의 고객 가치를 제공해야 합니다. 최근 들어 기업에서 다양한 캠페인들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단순히 보여주기식 활동이 아닌 실질적인 가치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그리고 소비자가 쉽게 이해될 수 있도록 시각적으로 전달되어야 합니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H&M은 헌옷을 새로운 패션으로 바꾸는 시스템 루프를 스웨덴에서 선보였습니다. 오래된 의류도 쓰레기 매립지로 가서는 안된다 라는 것을 시각화하여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의 비용이 실질 혜택보다 크면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썬칩 제조사 프리토레이는 자연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포장지를 선보였는데요. 미생물로 100% 분해되고 퇴비로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큰 불만을 듣게 되는데요. 그 이유는 포장지의 소음 때문이었습니다. 스낵을 먹는 때는 주로 영화나 스포츠를 볼 때인데 그때 소음이 방해가 되었던 것지요. 가치와 편익을 동시에 고려해야 소비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고객 공감으로 심리적 캐즘, 즉 장벽을 극복하라 입니다. 고객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설득의 시간이 필요한데요. 쉽게 이해될 수 있도록 명확하고 흥미로운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합니다. 현대백화점은 플라스틱, 스티로폼 포장재를 줄이는 그린 패키지 프로젝트를 전개 중에 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2021년까지 플라스틱 393톤, 스티로폼 66톤 사용을 감소하는 목표로 추진 중에 있고, 이것은 30년산 소나무 16만 그루를 심는 효과와 같다고 합니다. 소비자는 그린 패키지를 사용한 것 뿐인데 사회에 엄청난 기여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죠. 빙그레는 지구를 지켜바나나 캠페인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바나나맛 우유 용기를 씻어서 버릴 수 있는 세탁소를 오픈 한 것입니다. 분리 수거를 할때 내용물을 제거해야 재활용률이 높아지는 것에서 착안한 것이라고 합니다. 복잡한 내용 대신 심플하지만 명확한 메시지로 MZ세대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부분이 아닌 전체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친환경의 이미지만 취하기 위해 부분적으로만 활동하는 그린 워싱 기업은 더 이상 소비자의 시선을 잡을 수 없습니다. 환경 마케팅 회사인 테라 초이스에서 조사한 그린워싱 사례는 총 7개가 있습니다. 제품의 일부 친환경적인 속성만 보여주는 감춰진 모습, 친환경이라고 하지만 입증할 수 없는 증거 부족, 순수자연제품, 무독성과 같이 추상적인 가치를 전하는 모호함, 어려운 용어로 도움이 되지 않는 정보를 제공하는 무관심, 소비자를 속이는 거짓말, 해로운 면은 숨기는 은폐축소, 공인된 제품처럼 위장하는 부적절한 라벨 등이 있습니다. 전체로 보지 않으면 놓치거나 넘어갈 수 있는데, 이러한 그린워싱이 소비자에게 알려지면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니 항상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그럼 그리노멀 시대에 기업은 어떻게 소비자에게 다가가야 할까요? 물론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친환경에 대한 진정성 일 것입니다. 이것을 전제로 하고, 제품, 디자인, 커뮤니케이션, 마케팅이라는 4가지 관점에서 종합적인 캠페인을 진행해 보는 것은 어떠실까요?
인간과 자연이 함께 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친환경적인 속성이 내포되어 있는 디자인으로 표현하고, 환경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린 유동층의 행동을 강화시키면서 일반 소비자를 변화시킴으로써 친환경 기업의 이미지를 구축한다면 그리노멀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기업 아이덴티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업마다 상황이 다르고 환경에 대한 메시지 전달 방식도 다양할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의 핵심은 파편적으로 진행되는 친환경적인 활동은 기업에게나 소비자에게나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럼 이제 마이크로 트렌드 브리핑을 마무리하면서 주요 내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코로나19 이후 무인(MANLESS), 무선(WIRELESS), 무해(HARMLESS) 변화가 가속화 되었다
2.무해(HARMLESS)는 에코시크, 비거니즘, 미니멀리즘 등 삶의 양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3.환경 오염에 대한 민감도와 스트레스는 높아졌으나 직접적인 소비 활동으로 연결 되지 않는다.
4.환경보호 가치 무관심, 심리적 캐즘, 그린 워싱 등으로 그린 유동층이 움직이지 않는다.
5.C.H.A.N.G.E라는 6대 특성을 가진 Z세대가 시장의 중심이 되고 있으며 환경 민감도가 매우 높다.
6.미래 시장을 리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환경 친화적인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7.기대 이상 가치 제공, 심리적 캐즘 극복, 전체적 관점으로 접근하여 Z세대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포럼M 디렉터 박경만 (kpark@km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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