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THANKS, TO-BE
일기를 쓰다 보면 현실에 매몰될 때가 있다. 특히 반복적인 일상을 살다 보면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어제 같을 때가 있다. 일기의 내용도 무미건조해지면서 스스로에게 동기부여가 되거나 위로가 되는 역할도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물론 일기를 쓰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고 감정을 이완시켜 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쓰는 방식을 변화시키면 더 의미 있는 습관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일기 관련 도서를 훑어보았다. 약 30여 종의 도서가 출판되어 있으며, 종합적인 내용은 3가지로 분류된다. 명상, 변화, 감사다. 일기를 쓰는 사람들은 자신을 되돌아 보고 마음을 관리하는 '명상'과 새로운 미래를 위해 도전하는 '변화', 그리고 행복한 삶을 위한 '감사'를 위해 매일 자신의 이야기를 써내려 간다고 볼 수 있다.
필자 역시 일기의 내용들을 다시 보면 명상, 변화, 감사라는 3가지 영역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왜 그럴까? 고민 끝에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두발은 땅 위에 있지만 시선은 저 멀리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우리는 현재에 살고 있지만 각자 그리는 미래의 모습이 있다. 현재의 고난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원하는 미래에 도착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삶 자체가 여정이므로 이 과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하게 된다.
명상은 주로 현재 혹은 가까운 과거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다. 어제 있었던 일을 복기하거나 현재에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한 걸음 물러나 바라봄으로써 지혜를 얻고자 한다.
변화는 주로 미래에 대한 이야기다. 어떻게 살기를 희망하는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내가 속한 가정이나 조직이 어떻게 성장하면 좋을지에 대해 우리는 고민한다.
감사는 현재에서 미래, 일상에서 목표로 나가게 하는 에너지가 된다. 주어진 삶에 대해 감사하는 자세는 현재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극복할 수 있다는 긍정적 태도를 가지게 하고, 미래가 불확실해 보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준다.
현재에 어려운 일이 하나도 없는 사람은 없다. 미래가 확실한 사람도 없다. 또한 긍정의 에너지가 없다면 어느 누구도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 일기에 명상, 변화, 감사에 대한 내용이 담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필자는 다이어리의 한 공간을 3T(TODAY, THANKS, TO-BE)로 분류하여 일기를 쓴다. 오늘 혹은 어제 있었던 일에 대해 'TODAY'란에 적는다. 사소한 것처럼 보이는 일상에서도 감사할 것을 찾아 'THANKS'란에 적고, 단기간에 해야 할 일과 중장기적으로 하고 싶은 일들을 'TO-BE'란에 적는다. 이렇게 적다 보면 오늘이 특별해지고 하루가 풍성해지는 감정이 든다.
최인철 서울대학교 교수는 '오래 살고 싶다면 천천히 살아야 한다. 그것은 순간을 기억에 남기는 것이다'라고 이야기한다. 필자의 목표는 '원하는 것을 하면서 행복하게 오래 사는 것'이다. 글쓰기를 통해 순간을 기억에 남기고, 감사함을 통해 행복을 찾으며,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나와 함께 하는 사람들이 일기를 통해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