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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젊은 느티나무 Apr 25. 2021

물 퍼내는 호수가의 집들

기후 변화가 가져온  풍경

작년 여름 '싱클레어'호수에 보트를 타고 놀러 간 적 있었다. 싱클레어 호수는 내가 사는 곳에서 차로 25분 거리에  형성되어 있는 부촌, '그로스 포인트'에 인접한 호수이다. 호수를 바라보는 도로변에는 맨션들이 즐비했다. 싱클레어 호수는 휴런 호( 5 대호 중의 하나)에 연결되어 있으며 마치 대양처럼 크고 거센 바람 때문에 물도 거칠어서 커다란 보트가 어울리는 호수이다. 우리의 작은 보트를 타고 미시간 호에도 나간 적이 있어서 겁도 없이 끌고 나갔다. 전에 친구의 초대로 그 호수에서 세일 보트(돛 단 배)를 탄 적이 있는데 심하게 부는 바람에 의존해 항해를 했던 것을 잠시 잊고 있었다.


망망대해,

돌아올 때를 대비해서 이정표가 되는 건물을 익혀 두지만 어디가 어딘지 한가운 데로 나가면 다 똑같다. 호수와 연결된 커넬 (수로, 강)을 따라 '알고낙'이란 조그만 도시에 정박해 간단한 샌드위치를 먹기 위해 물가의 표지판을 따라 들어갔다.

천천히 들어가면서 주변의 호수가의 집들을 보니 집집마다 자동 펌프가 달려서 호수로 물을 퍼내고 있었다. 해수면이 집보다 높아져서 잠기게 생겼으니 물을 퍼내고 뚝을 쌓은 집도 보였다. 레이크 프런트(lake front) 하우스는 보통 집보다 값이 최소한 두배가 넘는다. 이렇게 힘들게 물 퍼내고 살 바에는 레이크 프런트 하우스를 줘도 안 받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참, 짠한 생각이 들었다.

물이 들어오니 팔려고 해도 팔리지 않겠고 그냥 살자니 번거로운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곰팡이 습기를 감당해야 할 테니 말이다.


온실가스를 줄여 기후위기를 극복해 보고자 40개 국가의 정상들이 머리를 맞대고 화상으로 한자리에 모인 모습에, 잠시나마 정치적 어젠다를 미뤄두고 지구에 평화가 온 것처럼 느껴졌다.

순서는 미국의 부통령 카멜라 해리슨의 연설로 시작하여 바이든 대통령이 이어나갔고 블링컨 국무 장관이 사회를 보았다.

미국 다음 순서는 중국, 그다음은 인도, 영국, 일본, 캐나다, 방글라데시, 독일, 프랑스, 러시아, 한국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대부분의 국가가 열정적으로 확실한 수치를 제시하며 온실가스 감축을 언제까지 달성하겠다고 내놓았다. 중국, 인도, 러시아와 한국은 명확한 숫자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줄여나가야 한다는 공감대는 확실히 어필하였다.


통계에 따르면,

1920년부터 1980년까지 60년 동안 기온이 0.4도가 올랐는데 1980년부터 2020년 40년 동안 0.7도로 배가 올랐다. 2020년 1.27도로 이 속도로 가면  2040년에는 2도가 되고 2060년에는 3도가 오르게 될 거라는 예정이다. 2100년도가 되면 해수면이 4피트 정도로 올라가게 돼서 네덜란드(-2 m), 런던(14 m), 보스턴, 상하이(4m), 워싱턴 DC(2m), 평양(6m), 방글라데시(3m), 타이완(5m)등 많은 도시들이 물에 잠기게 된다고 한다. 네덜란드는 현재 해수면보다 낮아서 물 위에 도시를 건설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4도가 올라가게 되면 어느 정도의 더워지는지 설명하는데,

지구 상에 사람이 살 수 있는 면적이 북쪽의 추운 나라에 한정이 되어있다. 북유럽 3국( 덴마크, 스웨덴, 네덜란드), 그린란드, 알래스카, 캐나다, 러시아와 남단의 호주의 서부와 뉴질랜드가 사람이 살만한 장소가 된다고 한다. 알래스카와 러시아에서 농사를 짓게 되고 그 밖의 국가들은 사막화가 진행되어 사람이 살 수 없는 장소로 변한다고 한다.


현재 내가 사는 미국 안에서도 지난 5년 동안 기후 변화로 사는 장소를 옮긴 사람들이 5백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톨리도, 매디슨, 버펄로 같은 점점 더 북쪽에 위치한 도시로 옮겨 온다고 한다. 알래스카에서 농사를 짓게 되면 이주민들이 몰리고 그러면 시애틀이나 미니애폴리스가 중심도시로 부상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작년에 겪었던 몇 달 동안 꺼지지 않던 산불과 홍수는 규모면에서 여태껏 보지 못했던 것이었다. 캘리포니아에서 일어난 산불로 생긴 재가 콜로라도를 덮을 정도였고, 중국에서 거의 한 달 동안 내린 비는 산샤댐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야기했었다.


기후 변화는 해마다 찾아오는 멕시코만의 허리케인을 점점 세게 만들어 중미(Central America)에 기근과 가뭄에다 홍수까지 더해 주고, 이미 내전으로 신음하고 있는 나라를 초토화시켜 기후 난민을 양산한다고 한다.

 

과테말라에 사는 농부가 메마른 땅을 가리키면서 농사를 지을  없다며, 아이들 만이라도 미국으로 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땅을 팔아서라도 중개인에 돈을 건네고 아이들을 보내려 한다고 말하는데,  팔아서 도시로 유학 보내던 옛날 농촌의 부모들이 오버랩되면서 기후 난민은 정말 답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절한 그들의 삶에서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미래 우리의 모습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등골이 서늘했다.


정말 이제는 '뭣이 중헌데?'를 곰곰이 생각해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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