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젊은 느티나무 Oct 03. 2021

미국이 커뮤니티를 결속시키는 방법

풋볼(미식축구)을 통해서

우리가 즐기는 많은 팀 스포츠들이 있지만 대부분 손이나 발이 상대방 몸에 닿으면 반칙이 되고 힘을 쓰기보다는 기술에 중점을 둔다. 풋볼은 다치지 않도록 몸을 보호하는 보호대가 있어 이와는 상반되는 경기로 몸을 부딪히며 힘을 겨룬다. 일명 땅따먹기 게임으로 4번을 시도해서 10 야드를 전진하지 못하면 경기가 종료된다. 헬멧이나 옷을 잡아당기거나 몸을 껴안으면 반칙이고 단지 힘을 다해 막아내야 한다(blocking). 반칙을 하면 노란 기를 땅에 던지며 어떤 반칙을 했는지 심판이 알려준다. 그러면 15야드 후진을 해야 한다.


코치의 지시를 받지만 경기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사람이 쿼터백으로 볼을 던져 주는 사람이다. 전체적인 상황을 보면서 누구에게 공을 던져 주어야 할지 결정권을 갖고 있는 야전 사령관에 해당되는 사람이다.

경기가 시작되면 몸집 좋은 라인 백커 (linebacker)들이 적들을 힘으로 막고 있으면 날렵하고 발 빠른 볼 캐리어( ball carrier)에게 쿼터백이 공을 던져 준다. 그러면 볼 캐리어가 공을 잡아 들고뛰기 시작하면 상대편의 수비진들이 몰려와 넘어뜨린다. 마지막 터치 라인까지 전진하면 "터치 다운"이라고 하며 보통을 6점을 기록한다.(자세한 경기 내용은 생략)


전 후반 45분 경기로 중간에 하프 타임에는 고등학교 마칭밴드의 공연과 댄스팀의 공연이 이루어지고 경기 내내 치어팀들이 관중석(고교 학생들로만 이루어진) 앞에서 응원을 한다.

마칭 밴드의 하프 타임 공연

다양한 어린이 스포츠

나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보통 프리스쿨 ( 약 2.5세부터 5세 이전까지)부터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스포츠가 있는데 가징 인기가 있는 팀 스포츠는 축구나 야구다. 이때부터 간단한 팀의 규칙들을 익히며 재미있게 스포츠에 참여한다. 학령기 나이쯤 되어 두세 가지 스포츠를 동시에 하는 사람들은 스케줄을 짜느라 머리를 굴려야 한다. 다양한 팀들이 나이별로 구성이 되고 팀들 사이의 경기가 항상 주말에 있다. 주중에는 팀에서 연습을 하고 주말에 경기에 임한다.


축구를 통해 팀워크이나 발 빠른 기술을 익히거나 야구를 통해 공을 잡고 빨리 달리는 연습을 팀 경기를 통해 주말마다 다져진다.  중학교 2학년 무렵 정식 풋볼을 시작하면서 이들의 진가를 발휘하는데 풋볼에 적합한 스포츠는 아무래도 야구다. 야구팀에서 실력을 발휘하면 결국 풋볼팀에서도 유리한데 아무래도 풋볼 경기가 볼을 잡고 뛰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학교 2학년부터 풋볼 시작

어린이 시절에도 플래그 풋볼이라고 몸을 닿지 않고 허리에 두른 깃발을 잡아 빼는 경기가 있다. 몸

싸움으로 인한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정식 풋볼 경기는 아니지만 똑같은 경기를 한다. 단지 중학교 2학년부터 시작하는 풋볼은 정식 풋볼 기어를 장착한 채 몸싸움을 시작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풋볼팀에 들어가려면 운동 실력도 좋아야 하지만 성적도 최소 GPA가 3.0 이상이 되어야 하며 경기가 있는 날에는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고(dress -up) 학교에 나온다. 누가 풋볼을 하는지 그것만으로도 알 수가 있다. 신청한 사람들은 거의가 다 받아들여지며 연습은 똑같이 하지만 누가 경기에 참여하게 될지는 오로지 코치에 달려 있다. 사이드라인에 서서 경기 한번 참가하지 못해도 불만하는 사람들은 없으며 연습에서 흘린 땀 (사서 고생)과 팀워크를 배우는 것으로 만족한다.


고등학교가 커뮤니티 결속의 결정판

6개의 초등학교가 3개의 중학교로 나뉘고 나중에 하나의 고등학교로 합해진다. 커뮤니티는 '시' 단위로 나누어지는데 미국의 시는 한국의 '구'에 해당되는 인구를 구성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초, 중, 고가 연계되어 커뮤니티 스쿨의 색(진 녹색)과 마스코트( 용)를 공유하며 모든 행사를 같은 커뮤니티에서 함께한다. 예를 들어 고등학교는 대학에 버금갈 시설로 수영장, 공연장, 풋볼 경기장, 트랙 등이 갖추어져 있는데 수영장을 일반에 공개하여 수영클럽에 다니는 저학년들이 연습할 수가 있다.  (이 때는 별도의 회비를 내야 함)

중학교 2학년에 시작하는 클래식 밴드도 세 개의 중학교에서 좀 한다 하는 연주자들이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4년 내내 숙련도에 따라 그룹이 나누어져 참여하게 된다. 최고의 밴드에 들어가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로 그들의 연주는 전문가가 저리 갈 정도로 멋진 화음을 낸다.

중학교의 밴드 활동 중 가장 중요한 콘서트는 고등학교의 공연장에서 한다. 이렇듯 커뮤니티 내에서 공간을 공유하는 것이다.


- 핑크 아웃 게임 (유방암 환우들 지지)과 영광의 졸업생 소개

풋볼 경기는 시즌 (약 8주) 금요일마다 열리며 홈게임에는 홈구장에서 열리고 원정경기는 다른 학교에서 열린다. 홈경기가 열리는 주마다  주의 테마(theme) 있어 다들 거기에 맞추어 옷을 입는 것이 하나의 즐거움이다. 핑크 아웃(Pink-Out) 게임에는 유방암이나 기타 암으로 돌아가신 분들을 기리는 게임으로 가족, 친척, 친구의 돌아가신 분의 성을 풋볼 선수의 유니폼 등에 이름을 새기며 분홍색의 양말이나 옷을 입는다.


하프타임에는 모교를 빛낸 졸업생의 이름을 명예의 전당(Hall of Fame)에 들이는 장면도 있어 풋볼 경기는 현재의 학생들만의 축제가 아니라 졸업생들도 와서 즐기는 지역 축제가 된다.



- 홈컴잉( 풋볼 게임, 퍼레이드, 댄스파티)

홈경기에는 풋볼 경기 자체를 즐기기보다는 그 분위기를 즐기는 어린아이들부터 초등학생 중학생을 보게 되면 " 동네 꼬마 녀석들 추운 줄도 모르고 연을 날리고 있네~"라는 노래 가사말이 생각이 난다. 지역 축제의 자그마한 장으로 학교 생활을 떠나서 즐겁게 어울린다. 홈커밍 (졸업생들이 돌아온다는 의미) 퍼레이드에는 각 학교의 스포츠팀들이 배너를 들고 행진하며 커뮤니티 안에서 장사하는 비즈니스를 광고하는 기회도 되고 홈 커밍 연인(court), 고등학교 각 학년에서 뽑힌 남녀가 같이 카퍼레이드를 한다.


저녁에는 댄스파티를 학교 내에서 여는데 캐주얼한 칵테일 드레스를 입은 여학생들과 캐주얼 정장을 차려입은 남학생들이 모여 댄스파티를 즐긴다. 일종의 성인식으로 들어가는 과정이다.



이렇게 풋볼 경기가 주축이 되어 커뮤니티 행사가 열리며 이들이 졸업한 후에 대학에 가거나 커뮤니티에 남아도 홈커밍 경기에 다시 풋볼을 보기 위해 모교를 찾는 것이다.


고등학교 풋볼이 주축이 되고 자기가 좋아하는 대학 풋볼팀을 응원하다가 자기 사는 지역의 프로 풋볼 팀을 응원하게 되는 것이니 풋볼이 지역사회를 넘어 하나의 미국을 엮는 중요한 고리라고 말할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남편과 골프 치면 좋은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