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의 기술과 고 품질
팬대믹이 가져온 일상의 변화
2020년의 달력을 한 장 남긴 시점에서 넘어온 시간을 돌아보니 감회가 새롭다. 3월 중순 락다운에 들어가기 전부터 한국과 중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있었기에 마음이 바빴다. 교회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속이 퍼지는 시점에서 한국으로 보낼 마스크를 찾으러 다녔는데 약국에서는 Chinese-American이 중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보내느라 싹슬이 당해서 구 할 수가 없었다. 간신히 방진 마스크를 홈디포에서 구해서 몇 가지 비상 약품과 함께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부쳤다. 무게가 얼마 나가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가격이 보통의 3배 정도로 뛰어있었다. 도착하는데 한 달이 걸리고 그쯤에서 이미 한국에서는 공적 마스크가 공급되기 시작했다.
락다운에 들어가기 전 2개월 정도를 견딜 수 있는 식량과 비상 약품, 생활용품을 챙겨서 준비해 놓았다. 코스코에서 화장지와 손세정제 그리고 필요한 주식, 빵과 고기가 파동이 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붐비는 코스코나 크로거로 가지 않고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픽업할 시간을 정해서 그 시간에 직접 가져왔다. 필요한 밀가루와 쌀 등이 이미 쟁여져 있었는데 이 상황이 언제 까지 이어질지 몰라 눈에 뜨이면 나도 모르게 손이 갔다. 빵 만드는 이스트를 구할 수가 없어 아마존에 들어가 재고가 있음을 확인하고 구매 버튼을 눌렀다. 이스트를 산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 못했으나 빵 마저 동이 나기 시작할 때는 빵을 손으로 구워야지 하는 생각에 필요하다니까 구입했다.
날씨가 풀리기 시작할 5월 무렵부터 DIY(Do It Yourself) 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쓰고 있던 가전제품이 20년이 넘었는데 식기 세척기가 고장 나 교체한 것이 몇 달 전이라서 다들 수명이 다 되어 가는 것 같았다. 락다운 기간에 고장이라도 나면 난감할 것 같은 생각에 전부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기로 결심을 했다. 스테인리스 가전제품에 기존 주방 인테리어가 맞지 않아 이에 맞추어 인테리어를 시작했다. 할 때도 되었고, 분위기 전환도 필요했고, 무엇보다 위생적일 것 같아 전부 뒤집어 엎어 묶은 때를 벗겨내고 싶었다. 가전제품을 주문하고 거의 두 달이 걸려 배달이 되었다. 팬데믹으로 supply chain(공급망)에 변화가 있어 그렇게 오래 걸렸다. 어차피 락다운 기간이라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급하게 서두를 것도 없었고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에 최고로 좋은 방법이라 힘이 드는지 모르고 했다. 집 고치기 프로젝트를 다른 사람들의 도움 없이 내 손으로 직접 할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기뻤다. 생존에 유리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생존에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에 대한 고찰
생존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basic need는 무엇일까? 아마도 물, 음식, 그리고 주거 공간일 것이다. 그 외의 것들 예를 들어 전기, 자전거, 티브이, 스마트 폰 등은 럭셔리에 속할지 모른다. 이를 분명히 갈라서 보여 준 것이 아마 코로나 팬데믹이 아닐까? 직업을 구하기 어렵고, 학자금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데 있던 직업도 사라지고 없다. 베이비 부머 세대에 비해 리소스가 공평히 분배되지 않는다는 느낌과 천정부지로 올라 버린 아파트 값에서 기본적인 생존권을 박탈당한 느낌에 젊은이들의 분노와 좌절감이 있는것 같다.
이제는 우리가 사는 곳에 대해서 재고해 볼 때가 되었다.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에서는 인구의 56%가 도시에 거주한다고 한다. 런던, 뉴욕, 파리, 샌프란시스코, 토론토 같은 메가 도시에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이유는 그곳에 문화 시설, 멋진 레스토랑, 쇼핑센터, 학교, 그리고 고용의 기회가 있기 때문에 출근길에 교통 지옥에 시달려도 공기가 탁해도 녹지 공간이 부족해도 참고 살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코비드 19 이후로, 사람 많은 교통수단을 회피하고, 재택근무로 녹지 공간 없는 집에 갇히고, 극장 콘서트 홀, 화랑, 박물관 레스토랑들이 접근 불가가 되면서 도시의 장점이 단점으로 바뀌었다. 재택근무가 가능해지면서 복잡한 대도시를 떠나 소도시나 교외로 옮겨가고 있다고 한다.
information source from: Zoomsday predictions(Trends for 2021)
미드 센추리 모던의 배경과 빈티지의 위로
도시에서의 주거 공간은 농촌이나 교외와 비교해 협소할 수밖에 없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생겨난 도시생활에 적합한 작은집을 위하여 고안된 가구들이 가볍고 단순한 디자인이었다. 60년대 후반 사라졌다가 80년대에 돌아와 90년대에는 오리지널 모던 가구의 수가 제한되어 있어 복제품들이 만들어지고 수집가들에 의해서 수집되기 시작하면서 빈티지 수요를 끌어올리기 시작한다. 유럽의 이케아는 1943년도에 세 웨진 대표적인 미드 센트리 모던 가구를 만들어 내는 회사인데 1985년에 미국에 들어왔다. 이케아 가구의 디자인이 모던하고 값이 저렴 해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2000년도 건설 붐이 일면서 저소득층에서도 무리한 모기지를 이용해 너도 나도 집을 갖는 것이 가능해졌다. 거기에 맞춰 필요한 가구를 채우는 일이 얼마나 많은 저가 가구의 수요를 만들어 냈을지 상상이 간다. 타깃이나 월마트는 값이 싼 중국제로 넘쳐났다. '존슨 집 따라 하기'라는 말에서 보듯이 생각 없이 남들처럼 해야 한다는 강박적 사고가 부채질하고 그 거품은 2008년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막을 내린다. 저가 가구들이 너무 많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게 되고(saturated) 품질은 예전만 못하니 사람들이 퀄리티 있는 제품들을 찾아 빈티지에 눈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팬데믹 시대에는 몸집을 줄이고 필요한 것만 남기는 시대가 되었다. 언제든 이동이 쉽고 간편하게 사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껍데기는 가고 알맹이만 남는 시대에는 손때가 묻은 품질 좋은 가구나 물건, 빈티지에 마음이 위안을 받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